로드킬 당한 동물 먹어도 될까?

2008. 12. 10. 14:18편리한 생활정보

늘 아침 7시 40분경이면 아이와 함께 집을 나선다. 오늘도 아이의 등교를 돕기 위해 차량이 밀리는 시내로 가지 않고 우회도로를 따라 달리고 있었다. 아침 이른 시각이라 차들이 별로 다니지 않는다. 아이와 학교이야기를 나누며 무인단속 카메라를 지나 주유소 앞을 지나려고 하는데 주유소 앞마당에 죽어있는 커다란 고라니 한 마리가 보였다.
아마도 새벽에 로드킬을 당한 것 같았다. 겉으로 봐서는 외상이 별로 없어 보였는데 아무래도 차량에 받치면서 옆으로 튕겨 나온 것 같았다. 아침이라 카메라를 갖고 가지 않아 사진에 담을 수 없었는데 아마도 어미 고라니인 듯 상당히 덩치가 커 보였다.
주유소는 휴업중이라서 영업을 하지 않은 지 괘 오래 되어 보였다.차에서 내리지는 않고 그냥 아들과 잠시 바라보다 학교로 향했다. 가면서도 저 고라니를 어떻게 해야 좋을까 궁리를 해보았다. 늘 차를 몰고 다니면서도 로드킬 당한 동물들을 많이 보곤하는데 도로 위에서 치이고 또 치여 아주 납작하게 말라버리는 것을 볼 때 마다 마음이 아팠다.
또 새벽 운전중에 튀어 나오는 동물들 때문에 놀란 기억도 많은데 4차선 도로를 만들 때는 동물들의 이동통로를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했다.
아이를 학교에 내려주고 집에 돌아와서도 자꾸 고라니 생각이 났다. 집에서 차량으로 5분거리니 다시 가보기로 했다.
처음 고라니를 보고난 후 한 시간 반 정도 흘렀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고라니가 감쪽같이 사라져 보이지 않았다.
어떻게 된 것일까? 주변을 둘러봐도 고라니가 보이지 않는다. 누군가 주유소 아래로 던져 버렸을까?....도로 옆과 주유소 앞 뒤를 샅샅이 훑어 봐도 고라니는 보이지 않았다.

                                             <고라니가 누워있던 자리 희미한 흔적만 남았다.>

누군가 치운 것이 분명했다. 주유소는 문을 닫은 상태이인데 누가 가져갔을까......
문득 두 가지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 묻어주려 가져갔거나 아니면 고기가 탐이 나서 가져 갔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라니가 있었던 자리는 작은 흔적만 남아 있었는데 다른 사람이 보면 고라니가 있었던 자리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희미했다.


 집에 와서 궁금증이 생겨 시청에 전화를 넣어봤다. 그랬더니 로드킬 당한 동물들은 폐기물관리법상 '생활폐기물'로 분류돼 해당 지자체가 수거, 쓰레기처리장에 매립한다고 한다.
누군가 그 동물을 가져 가서 요리를 해먹으면 어떻게 되느냐고 물으니 현재까지 죽은 동물을 가지고 가서 먹는다고 해도 이를 규제할 관련 규정이 없어 법에 저촉되지는 않는다고 했다.
현재로선 신고가 들어오지 않는 한 도로에서 로드킬 당한 동물들을 수거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했다.
아마도 작은 동물들은 그대로 도로에 방치되거나 도로에 짓이겨진 채 말라가고 큰 동물들은 길옆이나 도로 아래로 버려지거나 사람들의 손에 의해 사라지기도 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