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꽃(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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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과 오이를 섞어 놓은 듯한 수세미......
며칠 전 아는 지인의 집을 방문했을 때 집 한 켠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수세미를 보았다. 어릴 적 쉽게 볼 수 있었던 수세미였지만 지금은 작정하고 찾아 다녀도 보기 힘든 것이 수세미다. 유년시절 어머니가 그릇을 닦을 때나 항아리를 닦을 때 쓰시던 생각이 들었는데 수세미를 찬찬히 들여다 보니 호박과 오이를 섞어 놓은 것 같다. 꽃과 잎사귀도 비슷하고 생김새도 멀리서 보면 구별하기 힘들정도다. 요즘 아이들에게 수세미를 아느냐고 물으면 과연 몇이나 알까?......ㅎㅎ
2014.08.14 -
호박꽃 보다 무궁화곷을 좋아하는 호박벌
백담사 가는 길가에는 가로수로 다양한 색상의 무궁화꽃을 심어놓았는데 그 옆에는 조롱박꽃이 함께 있다. 또 습지 생태공원 옆에는 호박꽃들이 즐비한데 유독 무궁화꽃만 탐하는 호박벌을 볼 수 있었다. 어릴 적에 호박꽃 속에 왕벌이 들어가면 얼른 입구를 막아 귀에 대고 벌이 잉잉대는 소리를 듣곤 했었다. 그런데 무궁화꽃과 호박꽃이 같이 있는 곳에서는 호박꽃 속에는 작은 벌들이 들어가 꽃가루를 취하는데 반하여 무궁화꽃에는 호박벌들이 온몸이 무궁화꽃 가루가 뒤엉킨 채 열심히 꽃가루를 훔치고 있었다. 호박꽃에 물려서 무궁화꽃으로 식성을 바꾼 걸까? 소문대로 녀석의 식탐은 대단했다. 쉬지않고 이꽃 저꽃을 옮겨다니며 꽃가루를 취했다.
2008.09.03 -
호박꽃에 취한 벌을 보셨나요?
어릴 적 호박꽃 속을 보면 커다란 왕벌이 그 안에 들어가 있어 몰래 호박꽃을 말아서 벌을 잡던 기억이 있다. 호박꽃을 따서 들고 다니면서 벌이 나오려고 잉잉거리는 소리를 귀에 대고 듣던 기억도 새록새록한데..... 요즘은 왕벌대신 작은 벌들이 호박꽃 속에서 꽃가루를 먹느라 분주하다. 호박꽃 속에서 밖의 모습은 햇빛에 흔들리는 나무잎 때문에 마치 노란등을 점등하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그런데 가만히 보고 있으니 호박꽃 가루를 먹던 벌이 조금 이상했다. 마치 술에 취한 듯 비틀비틀 거리는 것이었다. 아마도 너무 많이 먹었거나 아니면 호박꽃 향기에 취해서 잠시 정신이 혼미해진듯 하다. 다른 벌들도 똑같은 증상을 보였는데 아무래도 호박꽃 꽃가루 속에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 듯 하다.
2008.0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