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니(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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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니 때문에 식욕을 잃어버린 팔순 아버지......
고향을 갈 때 마다 마음 아픈 일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자꾸 야위시는 아버지의 얼굴 때문입니다. 노화로 인해서 얼굴에 생기는 주름이야 어쩔 수 없다지만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해 기력을 잃어가는 아버지를 뵐 때 마다 마음이 너무나 아픕니다.아버지가 살이 많이 빠지신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갑자기 어머니가 돌아가신 충격과 외로움 때문에 한동안 음식을 제대로 드시지 못한 이유도 있지만 그 보다 더 큰 문제는 바로 틀니 때문이었습니다. 3년전 완전 틀니를 하신 아버지는 그때부터 평생 즐겨드시던 돼지고기를 전혀 드시지 않습니다.예전에는 싱싱한 가리비며 도치 그리고 오징어회를 사가면 성치않은 이로 맛있게 드시곤 하셨는데 이제는 싱싱한 횟감이나 생선도 잘 드시지 않을 뿐더러 기껏해야 흐물흐물한 물곰탕을 드..
2024.11.01 -
돌아가신 어머니 옥가락지에 숨은 사연
벌써 어머니 돌아가신지 3년이 다되어 간다. 늘 농사철이면 머리에 수건을 두르고 뙤약볕에서 일하고 계시던 어머니 아마 이때쯤이면 감자를 한창 캐고 계셨을 것이다. 고향에서 멀지 않은 곳에 시집와 시어머니께 고된 시집살이를 겪으면서 아들 4형제를 애지중지 키우셨던 어머니......어머니는 시집살이 때문인지는 몰라도 늘 말이 별로 없으셨다. 기분이 나쁜 일이 있어도 마음에 담아둘 뿐 겉으로 드러내는 것을 별로 본 기억이 없다.아들만 있는 집이 그렇듯이 집안 일은 모두 어머니의 몫이었다. 겨울이면 땔나무하러 아버지와 아들 사형제가 인근 바람골로 향했고 어머니는 커다란 냄비 아래에 김치를 깔고 고추장 한 스푼 그리고 들기름을 두르고 그위에 보리밥을 얹은 도시락을 싸주시곤 했다. 땀을 흘리며 나무를 하고나서 불 ..
2009.0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