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인(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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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이 좋아하는 파꽃을 보셨나요?
며칠 전 어린이 날이었습니다. 바람도 쏘일 겸 이곳 저곳을 둘러보다 청호동 바닷가 근처에서 밭에 심어놓은 파를 보게 되었습니다.내 땅이 아닌 곳에 조금씩 일궈놓은 듯한 작은 밭 사이사이로 파를 심어놓았는데 근처에 가니 잉잉 거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가까이 가 보니 파 맨끝에 벌들이 모여앉아 열심히 꽃을 빨고 있었습니다. 어릴 적 부터 집에서 파를 심었고 늘 흔하게 보는 파였지만 파에 꽃이 핀다는 사실을 몰랐고 그것이 씨라고만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자세히 들여다 보니 파꽃이 절말 아름답습니다. 수수하기도 하려니와 몽실몽실한 수염 사이로 보이는 노란 꽃대궁은 볼수록 아름다웠습니다. 육안으로는 보기힘든 노란 꽃술에 취한 벌들이 파꽃으로 달려드는 모습을 정신없이 카메라에 담아보았습니다. 늘 느끼는 것이..
2009.05.08 -
봄에 떠나는 민들레를 위하여
완연한 봄이다. 목련이 지고 벚꽃과 개나리도 잎이 파릇파릇하다.지금 지천으로 널려 있는 것은 민들레다.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높은 곳을 향하여 떠나는 민들레 꽃씨를 따라 가면 푸른 하늘이 보인다. 민들레를 볼 때면 생각나는 시가 몇 편 있다. 민들레의 영토 - 이해인 기도는 나의 음악 기슴 한복판에 꽂아 놓은 사랑은 단 하나의 성스러운 깃발 태초부터 나의 영토는 좁은 길이었다 해도 고독의 진주를 캐며 내가 꽃으로 피어나야 할 땅 애처로이 쳐다보는 인정의 고움도 나는 싫어 바람이 스쳐 가며 노래를 하면 푸른 하늘에게 피리를 불었지 태양에 쫓기어 활활 타다 남은 저녁노을에 저렇게 긴 강이 흐른다 노오란 내 가슴이 하얗게 여위기 전 그이는 오실까 당신의 맑은 눈물 내 땅에 떨어지면 바람에 날려 보낼 기쁨의 ..
2008.0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