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점(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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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등 위에 둥지 튼 아찔한 제비집
오늘도 어제처럼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비가 내렸습니다.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다 다시 쏟아지고....그러기를 반복하는 날씨 때문에 현장에 나가기를 포기하고 사무실에서 잡무를 보다 점심시간에 식사를 하기 위해 시장으로 향했습니다. 사무실이 5일장이 열리는 시장과 가까워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는데 오늘은 비가 내려 순대국밥을 먹기 위해 시장국밥집으로 향했습니다. 마침 비가 잠시 그쳐 바쁜 걸음으로 재촉하는데 시장 입구에 들어서려는데 함께 가던 형님이 무언가를 가리키더군요. "저기 시장 입구 전등 좀 봐?" "전등이 왜요?" "전등 위에 제비집 지은 것 안 보여?" 워낙 구경할 것이 많은 시장이라 좌우만 두리번 거리며 걸어가다 형님이 가리킨 곳을 보았는데 멀어서 그런지 잘 안보이더군요. "가까이 와 봐 전등..
2012.06.01 -
웃긴 두 아주머니의 별명 알고 보니 큰 아픔이......
갑작스런 아내의 호출 몇 주전의 일이다. 점심을 먹고 잠시 쉬고 있는데 갑자기 의류점을 하는 아내로 부터 긴급한 호출 신호가 왔다. 아침까지 멀쩡하던 라디에이터가 고장이 났는지 추워서 견딜 수가 없다는 전화에 부리나케 달려갔다. 가게에 도착하니 평소에 안면이 있던 아주머니 한 분과 아내가 커피를 마시며 음악을 듣고 있었다. 6년 동안 사용하던 라디에이터가 고장나 지난해 말 새로 구입한 것이 벌써 고장났을리 없다는 생각에 이곳 저곳 살피다 보니 타이머 설정 스위치를 잘못 눌러 놓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예전과 다르게 요즘은 타이머 설정만 해놓으면 저절로 켜지고 꺼지는 기능이 있는데 그것을 잘못 만져 전원이 나간 것으로 착각한 것이었다. 늘상 아내가 부탁하는 일들은 고장이라기 보다는 사용법을 몰라서 그런 ..
2012.02.09 -
팬티도 내 맘대로 못 사요 60대 아줌마의 하소연....
며칠 전 퇴근한 아내가 늦은 저녁 식사를 하며 그날 있었던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의류점을 하는 아내는 가게에서 있었던 속상한 일들이나 에피소드를 종종 털어 놓곤 하는데 점심을 먹고 난 오후 시간에 한 아주머니가 가게로 들어섰다고 한다. 쇼윈도우에 진열한 상품을 보고 들어온 아주머니는 가게 안에 있는 상품을 만져볼 뿐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해 아내가 이것 저것 권해주었다고 한다. 말도 별로 없는데다 권해주는 것도 시큰둥해 편하게 구경하시라고 했더니 한참 만에 옷 한 벌을 고르더니 아내에게 묻더란다. "이것 맘에 안들면 다시 바꿔가도 되죠?" "그럼요, 사이즈가 맞지 않거나 디자인이나 색상에 불만을 있을 때는 제품구입 후 7일 이내에 오시면 됩니다. 단,제품에 손상이 없는 경우에만 교환이나 환불이 가능하고요..
2011.12.07 -
너무나 황당했던 회사 대표의 뒤통수
점포를 구해 달라는 회사 대표 지난 여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때 일입니다. 점심을 먹고 나른한 오후 꾸벅꾸벅 졸고 있는데 사무실에 전화 한 통이 걸려왔습니다. "안녕하세요!...여기는 경기도에 있는 00회사인데요...40평 이상되는 점포를 얻으려고 합니다.." "아, 그러세요..그런데 지금은 마땅한 것이 없으니 구하는 대로 연락을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일주일 후 외제차를 타고 여자직원과 함께 회사 대표가 사무실로 찾아왔습니다. '안녕하세요 ,,00회사 대표 신00입니다..' 명함을 건네주는데 익히 들었던 메이커 회사였습니다. 아내가 의류점을 하고 있던 터라 회사 이름만 듣고도 금세 알 수 있었는데 나이는 50대 초반 머리는 율브리너처럼 박박 밀었고 키는 작았지만 아주 당차 보였습니다. 전국에 체..
2010.09.28 -
옷가게 하는 아내가 세일하지 않는 이유
아내가 옷가게를 시작한지 벌써 10년이 넘었다. 아니 처음 시작했던 아동복 가게를 합치면 벌써 15년째다. 내가 가구점을 하다 건강상의 이유로 업종 전환하고 시작한 옷가게는 그야말로 굴곡이 많았다. 처음 시작했던 아동복 대리점이 개업한지 3개월만에 회사의 고의 부도로 막심한 손해를 보고 그때부터 남대문에서 도매로 아동복을 구입해 소매하기 시작했다. 결혼하기 전에 의상실에서 근무했고 패션 감각이 남달랐던 아내는 어려운 가운데서도 잘 적응했고 어느 정도 안정이 되어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갑자기 건물이 팔렸고 계약기간 만료로 가게를 비워주게 되었다.할 수 없이 다른 가게를 알아보게 되었고 지금의 상가 내 점포로 이전하게 되었다. 이전한 뒤에는 아동복을 접고 숙녀복으로 업종을 변경했다.그런데 처음이라 그런지 손..
2009.0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