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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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몰랐던 노래방 애창곡 오타....ㅎㅎ...
한 달에 한 두번 정도 팔순 아버지가 계시는 고향에 다녀오곤 합니다. 늘 자주 찾고 싶지만 대학에 다니는 아들 녀석들 뒷바라지 하느라 짬을 내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고향에 가면 기력이 쇠하신 아버지 안마와 말동무 해드리는 것만으로도 무척이나 즐거워 하시곤 합니다. 예전에는 함께 노래방에도 간적이 있었지만 노래방 기계는 박자가 너무 빨라 쫓아가질 못하겠다며 반주없이 마이크로 노래를 부르시곤 했었죠. 고향에 가면 부모님을 뵙는 것도 반갑지만 그동안 소원했던 친구를 만나는 것도 여간 즐거운 일이 아닙니다. 동문회 체육대회나 동창 모임이 있을 때면 뒷풀이로 친구가 운영하는 노래방을 자주 찾곤 합니다. 사느라 바빴던 친구들과 7080 노래를 부르다 보면 어느새 학창시절로 돌아간 듯 모두 하나가 되곤하죠..
2012.05.11 -
가출한 아들 친구 집 나온 이유가 기가 막혀....
명절증후군 없애기 위해 찜질방을 가다. 민족 명절 설날을 고향에서 보낸 다음 날 오후에 귀경한 아내가 찜질방을 가자고 하더군요. 사실 귀찮았지만 찜질방을 워낙 좋아하는 아내가 명절증후군을 치유하려면 찜질방에서 땀을 빼야 한다는 채근에 마지 못해 찜질방으로 향했습니다. 설날 다음 날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많지 않았는데 토굴 사우나에서 땀을 빼고 나오다 낯익은 청년을 만났습니다. 그 친구는 2주전 아들을 찾아와 이틀 밤을 함께 지냈던 아들 친구였는데 아내와 나를 알아보고는 공손하게 인사를 건넸습니다. "안녕하세요 아버님 어머님...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그래..반갑다..너도 새해 복 많이 받아..." 짧은 인사 하고 난 후 급히 자리를 피하는 아들 친구를 보며 아내가 얼굴을 갸우뚱 하더군요. "저 녀..
2012.01.28 -
나이트클럽에서 잃어버린 옷 1년만에 찾은 사연
아내가 사준 재킷을 보며 아버지를 생각하다. 며칠전 아내와 함께 서울에 다녀왔다. 갑작스런 북한의 연평도 폭격으로 갈까말까 망설였지만 예약한 손님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오후 여섯시에 집을 떠났다. 그리곤 두 시간 후 서울에 도착해 잠시 잠을 청하기 위해 찜질방에 들렀다. 찜질방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TV를 보고 있었는데 한쪽에서는 한국과 UAE와의 경기를 다른 곳에서는 SBS 월화 드라마 자이언트를 틀어놓아 시끄러워 잠을 청할 수 없었다. 그리고 잠시 잠이 들었을까?....갑자기 아! 하는 탄식에 잠을 깼다. 연장 종료 15초를 남기고 골을 허용해 결승진출에 실패하는 순간이었다. 찜질방을 나온 시각이 새벽 두 시 아내를 만나기 위해 남평화시장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잠시 앉아 있으니 일을 마..
2010.11.25 -
아버지가 뽀빠이의 팬이 된 이유
지난 번 고향에 갔을 때의 일이다. 오전에 찾아뵌다고 하고 일이 생겨 점심을 먹고 떠났는데 피서철이라 차들이 많이 막혔다. 평일이라 집에는 팔순 아버지 혼자 계셨다. 형과 형수님은 맞벌이를 하느라 나갔고 조카는 방학중에 아르바이트 하느라 일찍 나가고 없었다. 집안에 들어서니 적적한 집안에 TV소리만 들리고 있었다. 문을 열고 안방으로 들어서니 TV를 틀어놓으신 채 잠이 들으셨다. 가만히 주방 있는 곳으로 나와 시장에서 사간 물곰을 손질해 냄비에 올려놓았다. 유독 물곰탕을 좋아하시는 아버지를 위해 올때마다 탕을 끓이곤 한다. 무와 파..그리고 고춧가루만을 넣은 채 끓이는 물곰탕을 처음에는 드시지 않으셨다. "뭔 고기가 이렇게 흐물흐물해....씹히는 맛도 하나도 없는 것이 이상해...." 그러던 아버지가 틀..
2009.08.15 -
고향 이웃집에 우편함이 두 개인 이유,,,,,
지난 주 토요일 현충일 날입니다. 모교의 동문회 체육대회 때문에 고향에 가게 되었습니다. 모교로 가기 전에 아버지를 찾아 뵙고 부랴부랴 학교로 향했습니다. 학교에 도착했을 때는 벌써 체육대회가 끝나고 장기자랑이 진행되고 있더군요.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친구들과 늦은 인사를 나누며 살아온 이야기를 하는 동안 두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렸습니다. 그리고 각 동문회 기수별로 따로 저녁식사와 모임을 따로 갖기로 했고 친구들은 음식점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동창이 운영하는 노래방에서 모이기로 했습니다. 나는 혼자 계시는 아버지와 저녁식사를 하고 가마 약속을 하고 부랴부랴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오는 길에 다슬기 해장국집에서 해장국을 사서 오랜만에 아버지와 단둘이 식사를 했습니다. 쌉싸름하면서 된장과 부추의 맛이 잘 어울..
2009.06.08 -
팔순 아버지의 휴대폰 적응기
요즘은 아버지가 외출을 하셔도 늘 전화로 통화할 수 있어 마음이 편안한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되기 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3년전 어머니가 갑자기 돌아가시고 하루하루 수척해지는 아버지를 뵐 때 마다 안쓰러운 마음이 들곤 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외로움이 깊어가는 아버지에게 자주 찾아 뵙는 것 이외에는 딱히 다른 방법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형님을 제외하고 삼형제가 객지에 나가 살다보니 마음처럼 자주 찾아 뵙지 못해 늘 송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래 형제들끼리 자주 전화를 드리기 위해 휴대폰을 사드린다고 해도 아버지는 극구 사양하곤 하셨습니다. 그런데 작년 여름에 정말 큰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아버지가 밭에 나가 일을 하는데 동네 사람이 약주 한 잔 하라며 과일주를 한잔 건넸다고 합니다. 그런데 맥..
2009.05.04 -
틀니 때문에 식욕을 잃어버린 팔순 아버지......
고향을 갈 때 마다 마음 아픈 일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자꾸 야위시는 아버지의 얼굴 때문입니다. 노화로 인해서 얼굴에 생기는 주름이야 어쩔 수 없다지만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해 기력을 잃어가는 아버지를 뵐 때 마다 마음이 너무나 아픕니다. 아버지가 살이 많이 빠지신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갑자기 어머니가 돌아가신 충격과 외로움 때문에 한동안 음식을 제대로 드시지 못한 이유도 있지만 그 보다 더 큰 문제는 바로 틀니 때문이었습니다. 3년전 완전 틀니를 하신 아버지는 그때부터 평생 즐겨드시던 돼지고기를 전혀 드시지 않습니다.예전에는 싱싱한 가리비며 도치 그리고 오징어회를 사가면 성치않은 이로 맛있게 드시곤 하셨는데 이제는 싱싱한 횟감이나 생선도 잘 드시지 않을 뿐더러 기껏해야 흐물흐물한 물곰탕을 드..
2009.04.17 -
깊어가는 팔순 아버지의 외로움
지난 주에 바쁜 일을 미뤄두고 고향에 다녀 왔습니다. 아버지의 건강이 많이 안좋으시고 주변 사람들에게 외롭다는 말을 자주 하신다는 이야기를 듣고 형제들이 모였습니다.2년전 갑자기 어머니가 심근경색으로 돌아가신 후 아버지는 몰라보게 기력을 잃으셨고 부쩍 말수도 적어지셨습니다. 형님이 아버지를 모시고 있는데 두 사람 모두 맞벌이를 하는 관계로 낮에는 집이 텅비어 있습니다. 거기에 손주와 손녀마저 대학 때문에 기숙사로 가고 나니 집은 적막강산이나 다름없습니다. 기껏 경로당에 다녀오시는 것 말고는 딱히 시간을 소일할 것이 없으니 집에서 습관적으로 TV를 크게 틀어놓고 계시다 잠이 든다 하셨습니다. 아마도 늘 함께 하시던 어머니의 빈자리가 시간이 지날 수록 크게 느껴지시는 듯했습니다. 더군다나 틀니를 하신 후로는..
2009.04.13 -
아버지가 자반 고등어 머리만 드신 이유
벌써 설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신정보다는 구정이 더 정감이 가서 그런지 재래시장에는 어릴 적 운동회처럼 만국기들이 걸렸습니다. 일주일 남은 설날을 위해 미리 장을 보려는 사람들로 붐비는 재래시장을 볼 때 마다 마냥 기분이 좋아집니다. 오늘은 바람은 불었지만 오랜만에 날씨가 푸근해서 시장을 둘러보기 좋은 날입니다. 사실 시장볼 것도 별로 없었지만 습관처럼 시장을 돌다보면 문득문득 옛날 생각들이 떠오릅니다. 내 고향은 강원도의 영서지방인 홍천이었는데 어릴 적에 속초에서 서울로 가는 길목에 살았습니다. 도로 옆 도랑을 건너면 바로 우리집 담일 정도로 도로 가까이 집이 붙어있었습니다.도로 건너편에는 당시에 빵구집이라는 카센타가 있었는데 이곳에는 속초에서 각종 해산물을 싣고 가던 화물차들의 집합소였습니다. ..
2009.01.19 -
팔순 아버지의 눈물을 보다
2007년 12월 갑자기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너무나 황망해서 가족들 모두 정신이 없었는데 아버지는 슬픔을 억누르시고 장례 준비에 소홀함이 없도록 뒷일을 다하셨다. 늘 아버지의 가장 든든한 후원자이셨고 평생 말동무셨던 어머니의 죽음으로 가장 큰 충격을 받은 것은 아버지셨을텐데...슬픔을 안으로 감추시던 그 모습이 지금도 선한데....어머니 돌아가시고 한 달만에 우리 집으로 오신 아버지의 모습은 너무도 수척해지셨다. 내년이면 팔순이시지만 늘 활기차시고 건강하셨는데 어머니 돌아가신지 석 달만에 몰라보게 야위어 보이는 아버지.... 병원에서 영양제 주사도 맞고 팔팔한 해산물로 요리를 해드려도 입맛이 없다시던 아버지...이번 어버이 날 고향에 가서 아버지 농사일을 거들어 드리는데 고추대를 세우다가 잠시 쉬는 사..
2008.0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