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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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구의 관촌수필 줄거리 읽기
나는 성묘를 위해 근년 들어 오랜만에 고향으로 내려간다. 그러나 모처럼 만에 찾아든 고향은 옛 모습을 제대로 지키고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어 나는 비애감에 젖는다. 그 중에서도 맨 먼저 가슴을 후려친 것은 왕소나무가 사라져 버린 사실이었다. 왕소나무가 서 있던 거리엔 외양간만 한 슬레이트 지붕의 구멍가게 굴뚝만이 꼴불견으로 뻗질러 서 있던 것이다. 또한 내가 살았던 옛집의 추레한 주제꼴은 한결 더 가슴이 미어지는 비감을 더해 주면서, 내가 어느덧 실향민이 되어 버리고 말았다는 느낌을 떨쳐 버릴 수 없게 한다. 나는 먼저 할아버지 산소부터 성묘를 한다. 할아버지의 산소를 찾은 나는 순간적으로 지팡이에 굽은 허리를 의지한 할아버지가 당신의 헛묘(가분묘)를 굽어보고 서 있는 환상에 사로잡힌다. 내가 태어났을 ..
2009.06.17 -
팔월 한가위가 불편한 사람들
사람마다 기구한 사연을 간직한 사람이 참 많습니다. 가정불화로 고통 받고 있는 사람도 있고 사업에 실패한 후 절치부심하며 재기하려 몸부림 치는 사람도 있고 스스로 생의 포기하는 사람도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이런 풍경이 낯선 일이 아닌 일상 속에서 흔히 볼 수 있다는 것이 안타까운 우리네 현실인데 이런 고통을 당하는 사람들에게 명절은 소외감과 불편함을 가중시킬 뿐이라고 합니다. 이번 추석에도 고향에 갈 수 없거나 가기 불편한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박사장님은 7년전에 사업에 실패하고 재기를 노리는 사람입니다. 더 이상 실수하면 안된다며 꼼꼼하게 사업을 준비중인데 ....명절이 다가오자 안절부절 못합니다. 6월에 특허를 내기 위해 받았던 대출이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마지막 남은 집을 팔고 가족이 뿔..
2008.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