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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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연가
가을 연가 이동호 지나고 나면 다 그리운게야 가슴 절절한 사랑도 가슴 아팠던 이별도 모두 시간 위에 뿌려진 추억인 게야 차마 말하지 못한 슬픔일랑 가을햇살에 널어놓고 갈 숲에 누워 하늘을 봐 온몸 구석구석 그리움으로 번식한 곰팡이 사이로 투명한 가을 햇살이 쏟아질 게야 그대는 눈이 부시다는 핑계로 눈을 질끈 감겠지만 흐르는 눈물마저 감출 수는 없을게야 눈물 속에서 반짝이는 햇살을 바라다보면 문득 그대 생각할 게야 때로는 눈물도 저렇게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그리하여 마지막 눈물 한 방울 다 마른 후에야 그대 마음 속 가득 가을이 온다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될게야
2007.12.03 -
갈대
갈 대 이동호 가을에는 그대 마음 속에서 서걱이는 바람소리로 눕고 싶다 오랜 기다림으로 마지막 눈물 한 방울 마저 가을 햇살에 내어주고 가만히 몸을 흔드는 저 들녘의 갈대처럼 나를 비움으로써 더 가벼워지도록 나를 버림으로써 더 자유로울 수 있도록 가을에는 그대 마음 속에 숨어 지는 노을로 편지를 쓰고 싶다 모든 것을 다 주었으므로 더 이상은 기다림이라는 이유로 더 이상은 그리움이라는 이유로 당신을 구속하지 않겠노라고 그리하여 다시 오는 가을에는 그대가 떠나는 길목에서 하얗게 부서진 웃음이 되어 마음 편히 그대를 바라보고 싶다
2007.1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