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모들의 임신 체험수기

2008. 2. 22. 21:56편리한 생활정보

나는 죄인이다.
내가 아기를 낳기 전에는 ‘난 죄인이다’라는 생각이 마음 속 깊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래서 배가 조금씩 불러 왔을 때는 몇 달이고 바깥출입을 안 했었다. 조수처럼 방에 틀어 박혀서 울고 그러다 지치면 자다 배고프면 일어나서 밥 먹고, 식구들 앞에선 행여 배나온 티 날까 힘주고...
(18세, 고졸)
 
두 번 실수는 하지 않겠다.
난 내 자신에게 미안하다.
난 내 자신을 사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제 돼서야 난 내 자신을 조금씩 사랑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내 자신을 더욱 더 사랑할 것이다.
아마도 아이를 낳고 나서인지 내가 얼마나 소중한 지를 알게 될 것 같다.
하지만 앞으로는 두 번 다시는 이런 실수는 하고 싶지 않다. 그리고 두 번 다시 이런 실수를 해서는 안 돼야겠다.
나중에 가정을 이루어서 아이를 낳고 다음엔 꼭 내 손으로 키우겠다.
사랑하는 사람, 책임감이 있는 사람과 함께
(17세, 고1)
 
엄마 아빠 속인 것 죄송해요.
엄마 아빠 죄송해요. 말씀은 안 드렸지만 마음속으로는 정말 너무 힘들어서 이야기하고 싶었지만 부모님께 죄송해서 말 못 했어요.
여기 와서 엄마 아빠를 더욱 생각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엄마의 사랑을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날 얼마나 힘들게 낳았는 지, 날 얼마나 사랑하는지.
엄마 아빤 지금 내가 친구 집에 있는 줄 알고 계시는데요.
추석이었는데도 집에도 못 가보고,
하지만 어쩔 수 없었어요.
이제부턴 공부도 열심히 하고 앞으로 계획했던 일도 잘 할게요.
(18세, 고졸)
 
처음에는 착했어요.
처음에는 착했어요.
나한테 정말 잘해주고 옷도 사주고 그랬었거든요.
배고프다고 하면 먹을 것도 사주고.
그래 가지고 오빠와 사귀었지요.
임신했다는 소리를 듣고서 180도 확 바뀌어 버렸어요.
(17세, 고1)
 
자기 애가 아니래요.
임신했다고 하니까 오빠는 내 애기 맞냐고
내 애기 맞냐는 그 말 들으니까 미워져요.
자기 아기 임신했다니까 거짓말이래요.
유전자 검사해서 맞으면 자기가 키운대요.
뭐지? DNA인가?
지 아기 맞으면 자기가 책임진다고
그럼 되게 의심스럽단 말이잖아요.
됐다고 책임은 무슨 책임을 진다고.
몇 달 안 만났으니까 제 친구 말이 “제가 다른 오빠랑 사괸다”고
별로 안 친한 애가 잘 모르고서는 그런 말하고 다니니까 의심이
갔나봐요. 그때는 안 사귀었는데.
제가 말했죠. 무슨 오빠냐고 오빠랑 깨지고 만나지도 않았는데
(18세, 고2)
 
정상적인 가정을 갖은 사람들이 부러워요.
길에서 아기하고 엄마, 아빠하고 막 걸어가는 것 보면 나도 애 낳으면 저럴까?
아니면 다른 사람한테 갈까?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애기 낳아 가지고 떳떳하게 오빠랑 같이 다닐 수 있을까?
아니면 다른 사람에게 아기를 보내야 할까?
아니면 둘 중에 하나가 죽던지....
근데 지금 아까까지는 제가 떳떳하지가 못한 것 같아요.
(17세, 고1)
 
미혼모들의 현황과 추세
* 첫 번째 성 경험의 연령이 낮아지고 있다.
약 68%의 미혼모가 19세 미만에 성 관계를 경험

* 미혼모의 나이가 많을수록 임신회수가 증가
19세 미만의 경우는 94%가 첫 번째 임신, 20-26세는 62%만이 첫 번째 임신이고 17세가 넘으면 30%만이 첫 번째 임신

* 임신을 인지하는 시기가 매우 낮음
임신 3개월 이전에 임신을 인지하는 경우가 40%이내였으며 임신한 지 6개월 정도 되었을 때 임신사실을 안 경우 30%

* 미혼부의 무책임성과 미혼모의 자의식의 부족
미혼모가 임신사실을 알린 경우 임신중절을 요구한 경우가 42.2%, 소식이 끊어진 경우가 13%나 되어 무책임한 경우가 많음.

* 과거에 비해 부모가 자녀들의 임신사실을 알고 있다.
60%이상의 부모가 임신사실을 알고 있으며 과반수가 동정적인 태도를 보임.

* 미혼모의 자활대책이 막연하다.
분만 후 취업을 원하는 경우가 10대의 경우 25%, 20대의 경우는 40%를 넘고 있으나 고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한 저학력에 전문기술도 없어 취업이 매우 어려움.

(출처: 미혼모의 사회적 문제점과 복지정책 개선방안에 관한 연구, 변명숙, 2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