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군에서 입던 군대 내복 직접 입어 봤더니.....

2012. 11. 22. 06:00세상 사는 이야기

지난 주 갑자기 불어닥친 한파와 강풍 때문에 애를 먹었습니다.
추위도 추위려니와 컨테이너가 넘어질 정도로 거센 강풍 때문에 밖으로 나가기 두려울 정도였습니다.
당분간 영하의 날씨가 계속될 것이라는 말에 서둘러 겨울 옷을 꺼내던 아내가 갑자기 내복 한 벌을 내놓더군요.

"여보, 옷장 정리를 하다 큰 아들이 군에서 생활할 때 입던 내복이 나왔어.."
"그걸 뭐하려고...."
"날씨도 추운데 당신 입으라고...."
"내 것도 있는데 왜 아들이 입던 것을 입어..."
"아직 새거니까 입어봐...."
<참고로 아들은 의경으로 근무했는데 군대 내복은 이것과 다른지 모르겠네요.>


아내가 꺼내놓은 내복을 보니 한 번 입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워낙 카키색 옷을 좋아하는지라 아내의 등쌀에 못이기는 척 옷을 집어들었습니다.


크기를 보니 95 M 사이즈네요.
사이즈 아래 화랑 베테랑이라는 문구가 인상적입니다.
한 치수 작은데 괜찮을까?


주섬주섬 내복을 입고 보니 하의는 넉넉한데 상의는 조금 작아서 쪼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뱃살을 감추려 숨을 참느라 혼났습니다....ㅎㅎㅎ...)

그런데 문제는 내복의 질감이었습니다.
일반이 입던 내복과는 옷의 질감이 너무나 다르더군요.
마치 흰 쌀밥을 먹다 보리밥이나 현미밥을 먹은 것처럼 까끌까끌하더군요.
내복 하의는 그런대로 참을만 했는데 몸이 건조해서 그런지 상의 내복은 상당히 불편하더군요.
내복이 작아서 그런 것이 아니라 내복의 질감이 부드럽지 못해서 그런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콜린성 두드러기 때문에 고생한 아들은 피부가 건조하고 까칠해서 내복을 입는 것이 여간 고역이 아니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내의 성화로 입어본 아들의 군대 내복.....
역시 겨울에는 내복이 최고지만 단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이왕이면 좀더 부드러운 질감으로 만들어 착용감을 높여줬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