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결한 의료원 병실 왜 그런가 했더니...

2011. 9. 2. 08:20세상 사는 이야기

교통사고로 6인 병실에 입원하다.

지난 달에 갑작스런 사고로 2주간 의료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았다.

날마다 수많은 환자들이 드나들고 의료원에는 적게는 2~3일 길게는 몇달에서 1년 넘게 병원에서 생활하는 환자들도 있었는데 치료를 받는 동안 가장 불편했던 것은 병실의 환경이었다.
병원 증설로 인한 공사 소음과 먼지는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병실에서 나는 쾌쾌함은 참을 수가 없었다.
병원이 낡고 오래되었다고는 하나 날마다 청소만 잘해도 그런 냄새를 많이 줄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 한번 바닦을 닦고 휴지통을 비워주는 아주머니가 다녀 가곤했지만 구석구석 깔끔하게 닦지를 않아 빈 병실 침대와 간병인 침대에는 먼지가 뽀얗게 쌓여 있었는데 보다 못한 환자들이 이곳 저곳 닦아 달라고 해야 손걸레로 닦아주곤 했다.


불결했던 병실 그 이유는?

그런데 하루 이틀 입원이 길어지면서 그동안 왜 병실이 지저분할 수 밖에 없는지 이유를 알게 되었다.
저녁이면 화장실이 더러워지고 휴지가 떨어져도 환자가 말을 하기 전에는 시정이 되지 않던 이유도 정수기에 1회용 종이컵이 없어도 제때 보충되지 않고 계단에 음료수가 쏟아져 있어도 빨리 치워지지 않던 이유가 갑작스런 인원 감축으로 인한 과중한 업무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청소하는 아주머니의 말에 의하면 본래 한 개 층 마다 청소요원이 한분씩 계셨는데 갑자기 인원감축이라는 명분으로 청소요원이 절반으로 줄었다고 한다.
그 여파로 한층도 관리하기 버겁던 청소 일이 두 배로 늘어나 혼자서 하루종일 청소를 해도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한다.

혼자서 40여개의 병실과 화장실 그리고 계단과 복도를 청소하려면 손이 모자라 꼼꼼하게 청소할수 없다는 아주머니...
" 인원을 늘려달라고 해보시지요 아주머니?"
"그런 소리하면 뭐해요....일할 사람은 많으니 힘들면 나가라는데 ....." 
병실 청소를 마치고 문을 나서는 아주머니의 뒷모습이 너무나 힘겨워 보였다.

환자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병원이 되기를....

그동안 지방의료원이 만성적자에 허덕인다는 기사를 종종 접하곤 했다.
내가 입원했던 곳 역시 그동안 만성적자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4층규모의 새로운 병원을 신축중에 있다.
인근에는 또 다른 종합병원이 문을 열어 경쟁이 가열되고 있는 상황에서 병원 신축이 반가운 일이지만 그 보다는 환자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인위적인 인원 감축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에게 돌아올 수 밖에 없다.
좋은 시설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와 더불어 환자를 배려하는 친절한 마음과 환자들이 깨끗한 곳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청결을 유지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