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구를 향한 누렁이의 구애

2010. 10. 15. 07:55사진 속 세상풍경


며칠 전에 멧돼지 잡는 누렁이를 블로그에 소개한 적이 있었습니다.

첩첩산중에서 장뇌삼을 재배하는 지인의 산막에는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오지중에 오지입니다.
밤이면 동물의 울음소리에 밖으로 나오기 힘들정도인데 특히 공포의 대상은 멧돼지들이라고 합니다.
먹을 것을 찾아 무리를 지어 집으로 내려왔을 때 누렁이를 비롯한 개들 때문에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큰 멧돼지는 잡지 못했지만 작은 멧돼지는 여러마리 잡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산막에는 사극에나 나올만한 삼지창도 눈에 띄더군요.
왠만하면 사냥용 총이라도 갖고 있을 법한데 구식도구를 사용하는 것을 보니 왠지 웃음이 나오더군요.


오늘은 누렁이가 좋아하는 백구를 소개할까 합니다.
다른 것에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는 누렁이가 이상하게도 백구에게는 지극정성입니다.
백구는 시큰둥한데 일구월심 백구를 바라보는 누렁이......


"백구야 내가 등 긁어줄게 가만히 있어....'


털을 잘근잘근 씹어주는 누렁이의 표정이 정말 진지한데 백구는 그저 먼산만 바라보고 있습니다.


아래로 부터 슬금슬금 올라가 결국 백구의 목덜미까지 올라왔습니다.
"야야...누렁아..그만 좀 해라...."
백구의 표정이 그리 나빠 보이지 않네요...ㅎㅎ..


"아....괜찮다니까.....괜찮다구...."
누렁이가 드디어 마음을 열었는지 지그시 눈을 감습니다.


본격적인 누렁이의 구애가 시작되었습니다.
오우...과감한 스킨쉽을 시도하네요...


'백구야....여기에 이가 몇 마리 있어 가만히 있어봐..."
"누렁아...이를 핑계로 자꾸 내몸을 더듬는 것은 아니구?.."


"아니라니까....정말 시원하지 않냐 백구야...."
"허허....시원하기는 하네......"


"야야...그만 좀 해라....저 사람들이 보고 있잖아...."
"보면 어때 우리만 좋으면 그만이지..."


'에이 그래도 그렇지 우리가 무슨 x개도 아니고....그만해라..."
그래도 집요하게 따라붙는 누렁이.....


"야야...그만하라구....정말 창피하게 왜 이러니..."
그렇지만 이미 백구의 표정은 헤벌쭉합니다.


"야야...누렁아...아...그참......"
누렁이의 강력한 대쉬에 백구의 마음도 눈독듯 사르르 녹았습니다.
산막에서 서로 외로움을 달래는 백구와 누렁이......
오래오래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