멧돼지 잡는 누렁이의 부드러운 카리스마

2010. 10. 13. 08:55사진 속 세상풍경

어제는 친구와 함께 가을 산행을 했습니다.
사람의 인적이 뜸한 곳을 찾아 임도를 따라 걷는 가을 산행은 정말 상쾌했습니다.
산행의 종착역은 걸어서 두 시간 걸리는 산막입니다.
그곳에는 장뇌삼을 재배하는 지인이 있는데 4륜구동 차량만이 간신히 갈 수 있는 오지중에 오지입니다.
좁은 산길을 따라 수없이 널린 도토리들..그리고 알 수 없는 가을 야생화들은 산행의 지루함을 달래주기에 충분합니다.
토종벌과 약초재배를 하고 있는 지인은 약 3년전 부터 이곳에 자리를 잡았다고 합니다.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곳에서 생활하는데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못한다고 합니다.
이날 산막을 찾았을 때 가장 인상적인 다름아닌 다섯 마리의 개였습니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멧돼지를 잡았다는 누렁이였습니다.


이날 날이 흐린 탓에 바다가 보이지 않았지만 이곳 산정에서 보는 아침 일출이 정말 멋지다고 합니다.
그런데 가장 조망이 좋은 곳에 누렁이 한 마리가 앉아 있습니다.
처음에는 지인의 자리였는데 지금은 누렁이에게 빼앗겼다고 합니다.....ㅎㅎ..


멧돼지를 잡았다는 녀석의 표정이 참 부드럽습니다.
사람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반겨주는 듯 웃고 있습니다.


머리를 제외한 다른 곳이 영락없이 사자를 닮았다며 지인이 너스레를 떫니다.
그러고 보니 정말 사자의 몸을 닮았습니다.


앉아 있을 때는 약간 살이 통통해 보였는데 벌떡 일어나니 군살 하나 없이 몸매가 잘 빠졌습니다.
역시 산에 사는 개라 아주 건강해보입니다.
용맹함과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함께 갖추고 있는 누렁이의 멋진 포즈를 감상해보시죠....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