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시험 감독관으로 온 친구를 만나보니....

2009. 11. 12. 08:28세상 사는 이야기

수능을 하루 앞둔 11월 11일 영동지방에는 나흘동안 비가 내리더니 오늘도 산간지방에는 대설주의보가 내리고 시내에는 쉴사이 없이 비가 내렸습니다.
지난 밤 수능 감독 때문에 이곳에 온다는 친구의 문자 메세지를 받고 저녁을 함께 하자는 약속을 했는데 좀처럼 연락이 오지 않아 먼저 전화를 걸어 보았습니다.
학교에서 볼 일은 모두 끝났는데 감독할 때 쓸 시계를 구입하러 시내로 들어왔다 차가 밀려 애를 먹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30분 후에 만난 친구와 음식점에 가서 저녁 식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에게 낙지전골을 시키고 소주 한 병을 시켰습니다.
그런데 평소에 술을 좋아하던 친구가 술잔을 받지 않았습니다.
"다른 날은 몰라도 오늘은 술 마시면 안되네..."
"반주로 한 두 잔은 괜찮지 않은가?..."
"생각은 굴뚝 같지만 내일이 수능인데 일을 그르치면 안되지 않나......"
평소같으면 먼저 술 한 잔 하자는 친구가 수능 감독의 부담 때문에 말 수도 적었습니다.


저녁 식사를 하며 수능 감독관에 대한 궁금증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보았습니다.
"수능 감독관은 자네가 자청한 것인가?" 
"아닐세 자청한 것이 아니라 차출된 것이네.."
"수능 감독관을 선정하는 기준이 따로 있는가?"
"글쎄 다른 학교는 어떤지 몰라도 우리 학교는 3학년 담임은 제외하고 또 선생님 중에 고3 자녀를 둔 선생님도 제외 시킨 후 남은 선생님들 중에 선발이 된 것일세..."
"선생님 경력도 관계가 있는 것 아닌가?"
"예전에는 3년차 이상 경력 선생님중에 차출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올해는 신종플루 때문에 교사들이 많이 투입돼 기준이 많이 완화된 것 같네"
"예비 모임인 오늘 감독할 학교에 도착해서 좌석 배치와 수험생 감독에 대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중에 수능 전날 음주를 하지 말고 또 숙면을 취했으면 좋겠다는 당부를 들었다네..."
"예전에 수능 전날 과음해서 시험 감독중에 술냄새가 나고 또 졸았다는 글이 인터넷에 올라 곤혹을 치른 선생님도 있다며 수능전 날 무리하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하더군..."
"수능 감독은 복도에 두 명 교실에 두 명 배치되는데 복도 감독을 맡는 선생님에게는 금속탐지기까지 지급된다고 하네.."
"금속 탐지기는 왜 필요한 것인가.."
"학생들이 시험 중간에 화장실 갈 때 부정을 방지하기 위해 검사를 한다고 하네..."
가장 문제는 신종플루 때문에 비상이 걸렸는데 분리 고사실을 운영하고 손소독제와 마스크를 비치해 만일의 사태에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며 내일 아침 6시 반까지 가야하기 때문에 학교 인근의 숙박업소를 잡았다며 식사를 마친 친구는 서둘러  자리를 떴습니다.
지난 해 딸이 수능을 볼 때가 생각난다며 자신이 마치 수능을 보는 것처럼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 친구.....
친구의 바램처럼 모든 수험생들이 자신이 노력한 만큼 좋은 결과를 얻고 아무 사고없이 무사히 끝났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