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4. 14. 16:58ㆍ편리한 생활정보
오전에 양양에 손님을 만나러 나갔다. 바다에는 파도가 거세 배들이 나가지 못한듯 그대로 항구에 묶여 있었다.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양양공항에 들러보았다. 사람의 인적이 끊긴 양양공항은 그야말로 적막강산이었다. 수백억의 국민혈세를 퍼부은 공항의 말로가 참 초라하기 그지없다. 돌아오는 길에 양양 오일장에 들렀다. 언제나 양양장은 활기가 넘쳤다. 특히 두릅이며 곰취나물이며 각종 봄나물이 쏟아져 나와 봄내음을 마음껏 느낄 수 있었다. 돌아오는 길에 아내가 부탁한 백포도주와 양파를 사러 이마트에 들렀다.아내는 늘 양파와 백포도주로 스킨을 만들곤 하는데 작은 비용으로 좋은 스킨을 만들 수 있어 3개월에 한번씩 스킨을 만들곤 한다.
이마트에 들린 김에 이것저것 시장을 보고 계산대에 물건을 올려 놓았다. 그리고 계산된 물건을 쇼핑 바구니에 담는데 계산대 아래 낯선 문구가 눈에 띄었다. 바로 TV에서 보았던 쿡 광고였다. "집나가면 개고생이다"라는 파격적인 카피로 많은 사람들을 궁금하게 했던 그 쿡 광고.....사실 아직도 나는 쿡광고가 무엇인지 몰라 계산원에게 물어보았더니 쿡광고가 KT와 KTF와 합병하면서 TV와 인터넷,집전화와 인터넷 전화,를 광고하기 위해 만든 카피였다고 했다.
TV와 인터넷이라는 소리를 듣자 비로소 광고 카피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가 되었다. 집나가면 개고생이니 집에서 TV나 보거나 인터넷을 즐겨라 또 전화할 일이 있으면 집전화나 인터넷전화를 이용하라는 이야기 였던 셈이다. 그때였다 옆에 계산대에서 계산을 마친 아주머니가 쿡광고를 보더니 "한심한 마마보이 광고가 여기 또 붙어 있네"했다. 뭔 얘기인고 가만히 들어보니 참 말 시원하게 잘 하신다.
"아이들이 크면서 집나가 고생을 해봐야 세상 물정을 알지... 뭐 저런 되먹지 않은 광고를 만들어 마마보이를 만들려는지 모르겠네..."
"저놈의 광고 아직 뭔지 잘 모르겠지만 절대 사지도 이용하지도 않을 거야...."
그러자 옆에 있던 아주머니도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를 쳤다.
"맞아, 개고생이 뭐야,,,,,,돈주고도 살 수 없는 값진 경험이지......"
그동안 쿡 광고는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것에는 성공한 듯하다. 그렇지만 "집나가면 개고생이다"라는 카피에 대한 부정적 시선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나 역시도 마찬가지고 나이든 사람들 대부분이 이 광고 문구에 대해 좋지 않은 인식을 갖고 있다. 이 티저광고의 타켓이 젊은이라서 파격적인 문구를 선택했는지 몰라도 집밖에서 행해지는 사람들의 모든 일상들이 개고생이라는 말 한 마디로 매도당한 듯한 불쾌감을 감출 수가 없다.
쿡광고에 대한 아줌마의 생각과 내 생각이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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