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십자회비 모금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통장님

2009. 1. 29. 17:19세상 사는 이야기

오늘 갑자기 점심식사 약속이 생겨 형님 집으로 가는 길에 통장님을 만났다.
맡겨논 사진을 찾으러 사진관에 가는 길이라는 형님은 통장을 맡은지 4년이 다되어 가는데 사업을 하면서 통장을 맡고 있다보니 만나기 쉽지 않았다.

그동안 소원했던 터라 커피를 마시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요즘 가장 힘든 것이 무엇이냐 물으니 요즘 적십자회비를 걷는 것 때문에 골머리가 아프다고 했다.
지난 해에도 적십자회비를 걷는 것 때문에 자신의 돈으로 적십자비를 냈다는 통장님은 다른 통장들은 적십자회비를 많이 걷지 못했다고 담당 공무원들로 부터 질책을 받았다고 한다.

적십자회비를 걷는 것이 통장의 본연의 업무가 아닌데 통장들에게 업무를 맡겨 놓았다며 더군다나 각통마다 할당량을 정해놓고 할당을 채우지 못했을 경우에는 보이지 않는 압력을 받기도 한다고 했다.


일반시민의 경우 6천원을 적십자비로 걷는데 자신의 사업을 하는 관계로 2만원 이상 나온다고 했다. 문제는 적십자회비가 강제성이 없고 받으러 집으로 방문해도 제대로 걷히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했다.

예전에는 집집마다 지로로 왔었는데 내는 사람이 없어 지자체로 이관되었고 자연스럽게 통장의 업무가 되었다고 한다.

2008년 10월 23알자 경향신문에 따르면 한나라당 임두성 의원실에 제출한 '2008년 적십자 회비 납부현황'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에서 재산세를 내지 않는 계층의 적십자 회비 납부율은 52.5%로 조사됐다. 반면 재산세 70만~80만원 납부 계층과 80만원 이상 납부 계층의 납부율은 각각 44.1%와 39.5%로 집계되었는데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들의 납부율이 서민들보다 현저히 떨어진 결과를 보였다고 한다.

도시에서도 적십자비를 걷기가 쉽지 않지만 시골에서도 요즘 이장님들이 적십자회비 할달량 때문에 언쟁을 벌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도시에는 지로로 가는 경우가 많지 않지만 시골에는 아직도 지로가 발행되고 있는 곳도 있다고 했다.
시골에 있는 사람들은 적십자회비가 국가에서 걷는 세금으로 알고 납부하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어 그것 때문에 속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대한 적십자에서는 어떻게 국민들의 주소를 알고 지로를 보냈을까 궁금해 대한적십자에 질의를 해보았다는 다음 사회 토론방의 글을 보며 적십자회비에 대한 현 상황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었다.

안녕하세요? 대한적십자사 회원팀입니다.

먼저 회비모금 과정에서 불쾌감을 드린 점에 대해 사과드립니다.

대한적십자사는 1952년부터 법률에 근거해 ‘대한적십자사조직법’(법률 제6728호) 제6조 및 ‘대한적십자사정관’ 제35, 제36조와 적십자회비결정 및 모금에 관한 사무처리지침에 의거 대한적십자사조직법 제7조에 규정한 인도주의 사업을 수행하기 위하여 동법 제11조에 의거 중앙위원회의 의결에 따라 매년 연초에 적십자 회비모금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적십자회비는 대한적십자사 조직법 제8조에 의거 정부로 부터 각 세대주분들의 주소를 제공받아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협조를 통해 각 지역의 통반장(모금위원)님의 도움으로 각 세대에 전달하고 있습니다.

  대한적십자사는 과거의 준조세 개념에서 탈피하고자 적십자회비 지로용지 전면에 ‘1년에 한번 참여하실 수 있는 성금’이란 문구를 삽입하여 준조세 오해발생을 예방코자 노력하고 있으며, 적십자회비를 참여한 본인이 인터넷을 통해 납부현황을 조회 가능토록 하는 등 모금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고 있으며, 다양한 납부방법을 통해 자율적 모금정착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일부 지역에서 적십자회비 모금과정 중 자발적 참여취지에 부합되지 않는 사례가 발견되기도 하는 바, 우리사 에서는 이같은 문제점 개선을 위해 지로용지 전달방법 개선 등 다양한 차원의 개선방안에 대해 연구 검토중에 있습니다. 또한, 매월 정기적인 기부를 하는 후원회원제도, 온라인을 통한 일시기부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한 자발적 참여확대를 유도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로용지 수령제외를 요청하시는 분에게는 지로용지를 발송치 않고있는 관계로, 향후 xxx님께는 지로용지가 발송되지 않도록 조치하겠습니다<출처:다음 사회 토론방>



답변을 받고 난 후에도 지로가 계속 날라온다며 불만을 표출하는 글이 실려 있었는데 적십자 회비에 대한 정확한 규정이 없고 이통장을 시켜 마치 행정기관에서 걷는 세금인양 착각하게 만드는 것이 문제라고 했다.

누구나 다 내야하는 의무사항도 아닌데 속아서 내는 적십자비가 무슨 의미가 있냐는 통장님의 말처럼 현재의 적십자회비 걷는 방법은 분명 문제가 있어 보였다.

자발적으로 걷히지 않는다면 또 다른 방법을 모색해야 함에도 마치 모르고 내는 사람만 바보가 되는 적십자회비....이통장님만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불우이웃을 돕는 심정으로 자발적으로 내는 것은 좋은데 투명하게 집행되지 않는 것에 대한 불신 때문에 적십자회비를 내지 않으려는 사람이 많다는 것도 큰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