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밥집 깍두기가 큰 이유 아시나요?

2008. 11. 11. 10:03세상 사는 이야기

서민들의 가장 대표 음식이 무엇일까?....아마도 음식점에서 먹는 음식중에는 단연코 국밥집이 아닐까 생각된다. 물론 백반집도 요즘 서민들에게 각광을 받는다지만 국밥집만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비가 내리는 날이면 국밥에 소주 한 잔 생각이 절로 나는데 .....
어제는 점심시간에 단골 국밥집을 찾았다. 점심시간이면 시장의 국밥집은 늘 정신이 없다. 특히 옛날집 그대로 장사를 하다보니 자리도 비좁고 어떤 때는 기다리다 다른 곳으로 옮겨야하는 불편함도 있다.
그래서 여럿이 갈 때는 미리 전화를 하곤 한다. 그러면 알아서 자리를 마련해 놓고 음식도 기다리지 않고 바로 먹을 수 있어서 좋다. 그런데 갈때 마다 늘 불편한 점이 하나 있다.
바로 깍두기가 너무 커서 먹기 불편하다는 것이다.
요즘 이와 잇몸이 안좋아 큰 깍두기를 먹기가 더 불편해서 가위로 작게 잘라서 먹곤 한다.
함께 온 사람과 함께 대화를 나누며 
"국밥집 깍두기는 왜 하나같이 이렇게 큰 거야?.."
하고 물으니 옆에 있던 형님이 말을 받는다..
"아니 아직 몰랐어 깍두기가 왜 큰지?.."
"아니, 정말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 겁니까?.."
"일전에 주방에서 일하던 아줌마가 말하길 깍두기를 작게 만들어 놓으면 너무 많이 나간다는 거야.."
"깍두기를 작게 만들려면 손도 많이 가고 양도 줄어든단 말이지...크니까 먹을 엄두를 내지 못하고 남기는데 그걸 또 재활용한다고 하더군...."
"헉 나는 올때 마다 깍두기 국물을 한 접시 먹고 가곤 했는데...."
"에이,,,,설마 장사하는 집이 그럴리가 ......"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그런 집들이 의외로 많다더군....깍두기가 뭐 표시가 나나... 입으로 베어먹다 남긴 것이 아니라면 재활용해도 알 수가 없지 "
농반 진담 반으로 듣긴 했지만 썩 기분이 좋지 않았다.


음식을 모두 다 먹고 나올 때 주인 아주머니에 물었다.
"사장님, 도대체 깍두기는 왜 크게 만들어요....."
"그런 얘기 가끔 듣는데 대부분 잘못알고 있는 것 같아요.....물론 손이 많이 가서 크게 쓰는 사람도 있다고 하지만 나는 크게 썰어 담그면 깍두기의 맛이 더 오래 가는 것 같아요...아삭아삭한 맛이..또 작게 썰었을 경우보다 더디 쉬고 작게 썰 경우보다 크게 썰면 소금도 적게 넣게 되지요...."
어머니 국밥집을 고스란히 물려받을 때 부터 그대로 한 것이라며 크기보다는 깍두기 고유의 맛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지 크기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좋은 무와 고추가루와 소금 그리고 정성이 맛있는 깍두기를 만드는 비결이지요..."
하며 웃는 국밥집 여사장님 모습을 보니 괜한 오해를 한 것 같아 미안했다.
"좌우지간 귀가 얇어서는 안되는 겁니다...형님'
멋적어 하는 형님과 일행은 후식으로 율무차를 마시며 국밥집을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