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남의 이상한 장례식에 대한 조문객의 반응

2008. 11. 1. 07:37세상 사는 이야기

어젯밤의 일이다. 형님과 술 한 잔을 나누는 자리에서 나온 이야기인데 정말 어이없는 이야기라 소개할까 한다.
올초에 일이었는데 형님 친구의 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 한다. 고향의 중학교 동창인 형님 친구는 타지에 와서 나름 성공적인 삶을 살았다고 한다. 모 업체의 전무로 재직하다 지금은 스스로 중장비 업체의 사장으로 재직중인데 20년을 넘게 이곳에서 삶의 기반을 다져 모든 사람들이 자수성가한 사람으로 인정을 받는 사람이었다고 한다.
형님 역시 부산에서 큰 사진관을 하며 안정적인 생활을 하다 15년전 이곳으로 이사를 왔는데 요즘은 디카의 전성시대에 밀려 사진관을 폐업해야할 처지에 놓여있는데....
어느 날 갑자기 휴대폰 부고 문자메세지가 떠서 들여다보니 이곳에서 유일한 고향친구인 중장비하는 사장으로 부터 아버지가 운명하셨다는 소식을 접했다고 한다.
그래서 당연히 고향으로 문상을 갈 생각으로 직접 전화를 했다고 한다.
그런데 친구로 부터 들은 이야기는 정말 이해가 가지 않았다고 한다.
고향에서 돌아가신 아버지를 생전 잘 오지도 않으셨던 친구의 도시에서 장례식을 치룬다는 것이었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형님은 왜 장례식을 이곳에서 치루냐고 묻자 자신이 장남이라서 이곳에서 모시기로 했다는 것이었다.


그날 저녁 문상을 간 형님은 친구의 가족으로 부터 불만섞인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형님의 조의금을 받기 위해서 일부러 이곳 장례식장으로 잡은 것이 너무 속상합니다."
"평소에 아버지를 모신 것도 아니고 자주 고향을 찾아온 것도 아니면서 장남이라는 이유만으로 이곳으로 모신 것은 형님이 조의금을 많이 받기 위해서 그런 것이라 생각할 수 밖에 없습니다.."
"자신이 교인이라서 이곳으로 모셔야 한다는 것은 설득력이 없어요...고향에도 똑같은 곳이 있는데 꼭 이곳으로 모셔야한다는 말에 가족이 모두 공감할 수 없었지만 장례비를 형님이 다 지불한다는 말에 반대도 못했습니다."
고향에서 문상온 친구들 역시 불만이 많았다고 합니다.
친구들이 모두 고향에 있고 돌아가셨어도 아버지가 평생 살던 곳에서 좀더 있게 해드리는 것이 자식으로서 당연한 도리인데 자신의 생각과 고집으로 객지에서 장례를 치르게 되었다며 언짢아 했다고 합니다.
형님 친구분의 지나친 효심을 탓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고 조의금을 챙기기 위해 너무나 속보이는 장례식이었다는 것이 조문 온 사람들의 한결같은 이야기 였다고 합니다.
결국 형님친구가 살고 있는 곳에서 발인을 해서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는 촌극을 벌인끝에 장례식은 끝났다며 고향에서 장례식을 치렀으면 여러사람들 고생하지 않아도 되는데 자신만의 욕심으로 수많은 고향사람들이 먼곳까지 문상을 해야하는 어처구니 없는 장례식이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