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생 처음 점집에 가보다.
2008. 9. 23. 09:09ㆍ세상 사는 이야기
300x250
난생 처음 점집에 가보았다. 2년동안 하는 일이 너무 안돼 별아별 생각이 다 들었는데 갈까말까 망서리고 있던 차에 친구의 채근으로 못이기는 척 가보았다.
원래 우리 집안은 천주교를 믿었지만 신앙이 부족해서 그런지 그리 마음에 닫지 않았었다. 아마도 타고난 팔자려니 하고 살았는데 시작한 일이 지리멸렬하게 시간만 끌자 아내가 먼저 절에 다녀왔다며 하는 일이 잘 되지 않을 거라면서 그만 포기하라고 채근하기 시작했다.
은근히 신경쓰이기 시작할 무렵 함께 하는 사람과 심한 언쟁을 했다.
일이 잘 되지 않으니 신경이 날카로워 대수롭지 않은 일로도 다툼이 잦아지기 시작했다.
결국은 자금이 부족해서 생긴 일이었는데 그렇다고 서로에게 상처를 주면서 함께 할 일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친구와 전화통화를 하다 이런속사정을 이야기를 했더니 부리나케 달려왔다.
나와 함께 갈 때가 있다며 일단 점심을 먹자는 것이었다.
얼큰한 회국수로 점심을 먹고 친구가 간 곳은 바로 점집이었다.
"아이쿠 , 이사람아 이런 곳에 왜 오나?"
"잔말 말고 내 말 들으시게 .....재미로 그냥 본다는 생각으로 있으면 되네..."
사실 점집이라고 하면 몸서리 칠만한 기억이 하나 있다.
아내가 의류점을 할 때 단골 손님 중에 점쟁이가 한 사람 있었는데 외상을 갖고 가서 1년이 넘도록 갚지 않는다며 나보고 받아 오라는 부탁을 받고 점쟁이 집으로 찾아 간 적이 있었다.
그때가 밤 8시 가량 되었을 때 였는데 점쟁이가 사는 곳은 허름한 단독 주택이었다. 마당에 들어서도 아무 기척이 없어 돌아서려는데
"누구요?"
하며 문이 열렸다.문을 연 사람은 점쟁이였는데 안은 마치 정육점처럼 약간 어둡고 붉은 등이 켜저있는데 점쟁이는 머리에 흰 띠를 두르고 도사같은 복장을 하고 있었다. 점쟁이의 방에는 이상한 벽화가 그려져 있었고 그 앞에는 긴칼이 놓여져 있었는데 보기에도 마음이 움츠려 들었다.
내가 온 연유를 이야기하자 갑자기 남자 같은 굵은 목소리로
"내가 그것을 떼어 먹을 것 같소?"
"내가 이사를 와서 아직 사정이 여의치 않으니 조금 더 기다리라고 하소..."
그말에 나는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한 마디 했다간 금새 저 뒤에 있는 긴 칼을 들고 나에게 달려들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으로 돌아온 나는 아내에게 스스로 가져 오기 전에는 받을 생각을 말라고 했다.
그런데 이번에 친구와 간 점집은 아주 젊은 아가씨였다. 요즘 신이 내려서 잘 맞춘다며 자랑을 하는 친구는 자신의 일거수 일투족을 점쟁이에게 의지하는 친구였다.
이사하는 날이며 집이 언제 팔릴 지 ....이번 달에는 장사가 어떨지 ...심지어 가게에는 금두꺼비에 금색으로 칠한 북어까지 매달아 놓았다.
그런 친구가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그렇게 해서라도 마음이 편하면 그뿐이지 하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점집은 아는 사람이 아니면 찾아갈 수도 없는 오피스텔 7층에 있었다. 그런데도 벌써 손님들이 많이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점을 보는 값은 마음대로 놓고 가라고 했는데 친구는 2만원을 올려놓았다.
점쟁이가 나를 빤히 쳐다보며 생년월일을 묻는다.
한참을 혼자 중얼중얼 거리더니
"요즘 고민이 참 많구만....새로 시작하는 사업이 힘들지요?"
하며 대뜸 자금이 부족하고 함께 하는 사람과 성격이 맞지 않는다며 사업을 접으란다.
참 쪽집게라더니 정말 내 안을 들여다 보듯 신기하게 내가 고민하는 것을 술술 풀어 놓았다.
나는 속으로 여러가지 이야기를 준비해 놓은 것중에 운좋게도 첫번에 내 고민을 맞춘 것이겠지 하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더 이상 그 사업을 하면 혼자만 상처를 크게 입는다며 확인 사살까지 한다.
내가 말을 하지 않으면 못맞출 것이라는 생각했는데 신기하게도 쏙쏙 끄집어 내며 말문을 이어갔다.
부부가 마음이 안맞으면 불편한 것처럼 동업도 마음이 안맞으면 돈도 읽고 마음에 상처가 커진다고 했다.
투자한 돈을 뺄 수 있으면 빼고 아니면 비싼 경험을 했다고 생각하고 접으란다.
다 믿은 것은 아니였지만 점을 보고 나오며 기분이 묘했다.아니 황당하고 화가 나기도 했다.
괜히 이곳에 와서 내 생각이 들킨 것이 기분 나쁘고 또 저런 소리를 듣고 나니 더 이상 사업을 하기가 왠지 찜찜해졌다.
친구는 기가 막히게 잘 맞추지 않냐며 호들갑을 떨었지만 나는 별로 기분이 유쾌하지 않았다.
차라리 다른 사람들과 진지하게 고민하고 결정하는 것이 나은데 괜히 점쟁이를 찾아가 심사가 뒤틀렸다고 생각했다.
그 후 지금까지 사업은 진척이 되지 않고 자꾸 꼬여 조만간 가타부타 결정을 내려야 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아무튼 난생처음 점쟁이를 찾아간 것은 그리 유쾌한 기억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괜히 내 생각을 점쟁이에게 들켰다는 것이 싫었고 내가 결정해야 할 일을 남에게 미루었다는 내 자신이 못마땅했다.
원래 우리 집안은 천주교를 믿었지만 신앙이 부족해서 그런지 그리 마음에 닫지 않았었다. 아마도 타고난 팔자려니 하고 살았는데 시작한 일이 지리멸렬하게 시간만 끌자 아내가 먼저 절에 다녀왔다며 하는 일이 잘 되지 않을 거라면서 그만 포기하라고 채근하기 시작했다.
은근히 신경쓰이기 시작할 무렵 함께 하는 사람과 심한 언쟁을 했다.
일이 잘 되지 않으니 신경이 날카로워 대수롭지 않은 일로도 다툼이 잦아지기 시작했다.
결국은 자금이 부족해서 생긴 일이었는데 그렇다고 서로에게 상처를 주면서 함께 할 일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친구와 전화통화를 하다 이런속사정을 이야기를 했더니 부리나케 달려왔다.
나와 함께 갈 때가 있다며 일단 점심을 먹자는 것이었다.
얼큰한 회국수로 점심을 먹고 친구가 간 곳은 바로 점집이었다.
"아이쿠 , 이사람아 이런 곳에 왜 오나?"
"잔말 말고 내 말 들으시게 .....재미로 그냥 본다는 생각으로 있으면 되네..."
사실 점집이라고 하면 몸서리 칠만한 기억이 하나 있다.
아내가 의류점을 할 때 단골 손님 중에 점쟁이가 한 사람 있었는데 외상을 갖고 가서 1년이 넘도록 갚지 않는다며 나보고 받아 오라는 부탁을 받고 점쟁이 집으로 찾아 간 적이 있었다.
그때가 밤 8시 가량 되었을 때 였는데 점쟁이가 사는 곳은 허름한 단독 주택이었다. 마당에 들어서도 아무 기척이 없어 돌아서려는데
"누구요?"
하며 문이 열렸다.문을 연 사람은 점쟁이였는데 안은 마치 정육점처럼 약간 어둡고 붉은 등이 켜저있는데 점쟁이는 머리에 흰 띠를 두르고 도사같은 복장을 하고 있었다. 점쟁이의 방에는 이상한 벽화가 그려져 있었고 그 앞에는 긴칼이 놓여져 있었는데 보기에도 마음이 움츠려 들었다.
내가 온 연유를 이야기하자 갑자기 남자 같은 굵은 목소리로
"내가 그것을 떼어 먹을 것 같소?"
"내가 이사를 와서 아직 사정이 여의치 않으니 조금 더 기다리라고 하소..."
그말에 나는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한 마디 했다간 금새 저 뒤에 있는 긴 칼을 들고 나에게 달려들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으로 돌아온 나는 아내에게 스스로 가져 오기 전에는 받을 생각을 말라고 했다.
그런데 이번에 친구와 간 점집은 아주 젊은 아가씨였다. 요즘 신이 내려서 잘 맞춘다며 자랑을 하는 친구는 자신의 일거수 일투족을 점쟁이에게 의지하는 친구였다.
이사하는 날이며 집이 언제 팔릴 지 ....이번 달에는 장사가 어떨지 ...심지어 가게에는 금두꺼비에 금색으로 칠한 북어까지 매달아 놓았다.
그런 친구가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그렇게 해서라도 마음이 편하면 그뿐이지 하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점집은 아는 사람이 아니면 찾아갈 수도 없는 오피스텔 7층에 있었다. 그런데도 벌써 손님들이 많이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점을 보는 값은 마음대로 놓고 가라고 했는데 친구는 2만원을 올려놓았다.
점쟁이가 나를 빤히 쳐다보며 생년월일을 묻는다.
한참을 혼자 중얼중얼 거리더니
"요즘 고민이 참 많구만....새로 시작하는 사업이 힘들지요?"
하며 대뜸 자금이 부족하고 함께 하는 사람과 성격이 맞지 않는다며 사업을 접으란다.
참 쪽집게라더니 정말 내 안을 들여다 보듯 신기하게 내가 고민하는 것을 술술 풀어 놓았다.
나는 속으로 여러가지 이야기를 준비해 놓은 것중에 운좋게도 첫번에 내 고민을 맞춘 것이겠지 하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더 이상 그 사업을 하면 혼자만 상처를 크게 입는다며 확인 사살까지 한다.
내가 말을 하지 않으면 못맞출 것이라는 생각했는데 신기하게도 쏙쏙 끄집어 내며 말문을 이어갔다.
부부가 마음이 안맞으면 불편한 것처럼 동업도 마음이 안맞으면 돈도 읽고 마음에 상처가 커진다고 했다.
투자한 돈을 뺄 수 있으면 빼고 아니면 비싼 경험을 했다고 생각하고 접으란다.
다 믿은 것은 아니였지만 점을 보고 나오며 기분이 묘했다.아니 황당하고 화가 나기도 했다.
괜히 이곳에 와서 내 생각이 들킨 것이 기분 나쁘고 또 저런 소리를 듣고 나니 더 이상 사업을 하기가 왠지 찜찜해졌다.
친구는 기가 막히게 잘 맞추지 않냐며 호들갑을 떨었지만 나는 별로 기분이 유쾌하지 않았다.
차라리 다른 사람들과 진지하게 고민하고 결정하는 것이 나은데 괜히 점쟁이를 찾아가 심사가 뒤틀렸다고 생각했다.
그 후 지금까지 사업은 진척이 되지 않고 자꾸 꼬여 조만간 가타부타 결정을 내려야 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아무튼 난생처음 점쟁이를 찾아간 것은 그리 유쾌한 기억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괜히 내 생각을 점쟁이에게 들켰다는 것이 싫었고 내가 결정해야 할 일을 남에게 미루었다는 내 자신이 못마땅했다.
300x250
'세상 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급식우유를 몰래 버리는 아이들 (11) | 2008.09.24 |
---|---|
담을 넘는 노부부에게 온 답변서와 국선 변호인 선임 (3) | 2008.09.23 |
시골에 걸린 보이스 피싱 방지 현수막 (5) | 2008.09.20 |
병실에서 당뇨환자 아버지와 TV를 보다 (1) | 2008.09.19 |
미시령 톨게이트 추돌사고 소식입니다. (0) | 2008.09.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