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잎에 집을 지은 땡삐 보셨나요?

2008. 9. 16. 08:40세상 사는 이야기

모처럼 이번 추석에 온가족이 모두 모여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마당에 숯불을 피워놓고 삼겹살 파티가 벌어졌는데 그중에 속초에서 가져간 골뱅이가 가장 인기가 좋아 기분이 으쓱해져서 골뱅이 예찬론을 펴고 있을 때 아이들이 웅성웅성 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어디선가 자꾸 벌이 날아와 주위를 맴돈다고 하면서 잔뜩 겁을 먹고 있었습니다.
예전 추석에도 잠자리를 잡는다고 장작 더미를 건드렸다가 응급실에 실려간 적이 있던 아이들이라 지레 겁먹고 호들갑을 떠나 했는데 정말 벌들이 날아다니는 것이 눈에 띄었습니다.
모두 일어나 주변을 살펴보기로 했는데 아무리 찾아도 벌집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한참을 두리번 거리던 아버지가 나무 아래에서 벌집을 찾았습니다.
벌들은 교묘하게도 나뭇잎 아래에 집을 지었는데 집에는 많은 벌들이 앉아 있었습니다.
벌들이 다 큰 것인지 아니면 쏘는 것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나무잎 아래 집을 지은 것이 참 신기했습니다.
비가 와도 비에 젖지 않을 것 같았는데 바람이 불면 떨어질 것처럼 위태로워 보였습니다.
벌들을 모두 죽여야 한다고 하자 아버지께서 놔두라고 하십니다.
벌이 아주 작고 곧 낙엽이 떨어지면 없어질텐데 굳이 죽일 필요가 있냐며 만류하셨습니다.
대신 디카로 나뭇잎 우산 아래 집을 지은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