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 남용과 폐렴

2008. 2. 14. 15:05편리한 생활정보

폐렴은 오래 전부터 인류를 괴롭혀온 질병이다. 20세기 초에는 모든 급성 질환 중 가장 흔하고 치사율이 높았는데, 1941년 처음 페니실린을 사람에게 사용한 이후 수많은 항생제가 개발되면서 치료가 가능하게 되었다. 그러나 폐렴은 아직도 흔하고 치사율도 높은 질환이다. 미국의 예를 들면 폐렴은 현재 전체 사망원인 중 6위를 차지하여 사망을 초래하는 감염증으로 가장 많은 질환이다.

임상양상에 따라 전형적 폐렴과 비전형적 폐렴으로 구분할 수 있다. 전형적 폐렴은 주로 폐렴구균이 일으키는 것으로 갑작스럽게 오한이 들거나 열이 나고, 가슴이 결리며 녹슨 듯 색깔이 진한 가래가 나온다. 보통 감기 증세와 다르게 고열 흉통 짙은 가래 등이 있으면 의심해야 한다. 심장질환, 당뇨, 알코올중독, 만성 폐질환, 고령 등 다른 병이 있던 사람이 더 잘 걸린다.

비전형적 폐렴은 주로 마이코플라스마, 바이러스 등 때문인데, 기침은 있지만 짙은 가래나 흉통은 적으며, 발열 두통 무력감 등 전신 증상과 콧물 인후통 등 상기도 증상이 많다. 주로 별다른 병이 없는 젊은 사람이 많이 걸리고, 군 훈련소나 기숙사 등 집단생활 환경에서 자주 발생한다.

그런데 그동안 치료효과가 좋았던 페니실린에 대해 내성을 지닌 폐렴구균이 전세계적으로 확산되어 폐렴치료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우리 나라는 이 페니실린 내성 폐렴구균의 비율이 다른 어느 나라보다도 훨신 높으며(60-70%), 그것도 고도내성을 지닌 균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내성균의 출현은 무분별한 항생제 남용 때문이므로, 항생제 남용을 막는 일이 매우 시급하다. 또 유의해야 할 것은 폐렴 증상을 보이는 환자는 꼭 의사의 처방을 받아 적절한 항생제를 사용해야 제대로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노인인구가 늘어나고 만성질환자가 많아졌으며, 여러 가지 치료로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데, 이들은 폐렴이 생기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좋다. 이런 사람들은 자주 폐렴에 걸릴 뿐 아니라, 한 번 발생하면 급작스럽게 나빠져 목숨까지 잃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65세를 넘긴 노인과 심장 폐 신장이 나쁜 사람, 당뇨 병이 있는 사람은 독감백신과 폐렴구균 백신을 맞는 것이 좋으며, 비장을 떼어낸 사람도 폐렴구균 백신을 맞아야 하는 대상이 된다. 헤모 필루스도 페렴의 주요 원인균인데, 이에 대한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이 개발되어 있으나 아직 정식으로 권장하고 있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