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왕(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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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산사에는 중환자 팽나무가 산다
가끔 들리는 낙산사에도 가을이 왔습니다. 양양산불 이후 새롭게 복원되는 사찰과 조경사업으로 낙산사의 가을은 어수선합니다.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합장하는 모습이 보이고 푸른 동해바다를 배경으로 기념사진 찍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예전에 사천왕 입구를 지나면 우측에 있던 벚나무도 다 베어지고 그곳에 살던 토끼도 보이지 않는 썰렁함은 나 혼자만 느끼는 기분이 아닐 듯 합니다. 기와불사를 하고 내려오는 길에는 늦은 가을 감나무 한 그루가 반겨줍니다. 푸른 하늘에 노을이 번지듯 주렁주렁 달린 감나무가 마음을 따듯하게 해줍니다. 아무도 감을 따지 않아 자연스럽게 익어가는 감 날마다 푸른 동해바다의 뜨거운 태양을 품어서 그런 것인지 지는 석양의 노을을 마음에 담은 탓인지 보고 있는 것 만으로도 마음이..
2008.11.12 -
적선하러 왔냐? 눈 부릎 뜬 사천왕
지난 일요일 양양 낙산사에 들렀다. 양양 산불로 인하여 소실되었던 사찰의 복원이 한창이었는데 그래도 이곳 낙산사를 찾은 사람들이 참 많았다. 수녀님 세 분이 눈에 띄어 기와불사하는 분께 여쭤보니 이곳에 자주 오는 수녀님들이라고 한다. 노송들이 사라진 낙산사는 옮겨 심은 나무들로 조금씩 변해가고 있지만 옛모습을 찾기는 힘들 것 같았다. 몇 백년이 넘었을 벚나무도 잘려나가고 그곳에 사찰이 들어서고 있는 모습도 보였다.' 예전에 불에 탄 벚나무 아래 토끼가 살고 있었는데 그 나무도 잘려나가 흔적도 남지를 않았다. 지금 온전하게 남은 것은 사천왕 밖에는 없는데 사천왕은 산불 났을 때 스스로 자신의 몸을 지켰는지 바로 옆 종이 녹을 정도로 센 화마에도 살아남았다. 그런 불력을 믿기 때문일까...사천왕의 발 아래는..
2008.11.11 -
소리꾼 장사익의 기와불사를 발견하다
갑자기 낙산사에 가고 깊어졌다. 양양 수산리에 잠시 볼일을 보고 돌아오는 길이었는데 생각없이 낙산사 유스호스텔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홍연암으로 향했다. 아직 낙산사 재건하느라 여기저기에서 굉음이 들리고 멀리 해수관음상에는 많은 사람들이 절을 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사실은 나도 아들 수능 때문에 신경이 쓰였고 내가 하는 사업이 여의치 않아 고민하고 있던 차에 마음이라도 차분해지려 이곳을 찾았는지도 모르겠다. 사실 집안에서 성당을 다니지만 나는 아직 무신론자다. 그렇지만 이렇게 절을 찾게 되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처음에는 사천왕이 지옥을 지키는 사자같아 보여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난다. 이제는 모든 것이 자연스럽다.사찰 내에 있는 벚나무며 팽나무며 이제는 타버린 노송들까지 모두 졍겨웠는데 그런 풍경들을 이제는..
2008.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