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퇴직(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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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퇴의 중압감에 자살을 선택한 친구에게
친구 잘 지내시는가!.지금 이곳은 한여름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네. 이 세상에서 자네를 만날 수 없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아직 실감이 나지를 않네 그려... 마흔 일곱 해 세상을 열심히 살아온 죄........한 회사를 평생 사랑한 죄....명퇴에 대한 불안감과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중압감을 이기지 못한 죄..그것이 자네가 죽음을 택한 죄라면 나는 자네에게 더 큰 죄를 지었네. 그동안 자네가 겪었을 상심의 깊이를 헤아리지 못하고 무책임하게 세상을 등진 못난 놈이라고 욕한 죄.. 또 급하게 장례를 지내 마지막 가는 길 배웅도 못한 죄....이 보다 더 중한 죄가 어디있겠는가! 자네와 내가 처음 만난 것은 중학교 때였지 자네와 함께 짝이 되었고 3년동안 함께 했고 고등학교 역시 늘 함께 했었지.몸이 약..
2008.08.10 -
넥타이
넥타이나는 잠들어 있다잠 속에 꿈꾸는 나를풀어 논 넥타이가 내려다본다넥타이 속에는 아직빠져 나오지 못한 내 정신이헐떡이고 있다나보다 나이가 열 살이나 어린김과장은 내 눈에 가시다아니다 김과장 눈에 내가 가시다눈치 없이 명퇴도 안 하고자리에 앉아 있는 건 비굴한가김과장의 조소가 목을 조르지만조소 뒤에서 웃는 가족을 생각하며오늘도 나는 꿋꿋하게 견뎌냈다잠에서 깨어난 아침출근을 서두르며 넥타이를 매는 사이밤새 목 졸린 내 정신이비로소 이불 속에 눕는다그가 출근해서 돌아올 때까지오늘 하루도 나는 평온할 것이다
2007.1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