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만식의 '논 이야기' 줄거리 읽기
일본인들이 토지와 그 밖의 모든 재산을 두고 쫒겨 나게 되었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한 생원은 우쭐해졌다. "거 보슈 송 생원. 인전들 내 생각나시지?"한 생원은 허연 탑석부리에 묻힌 쪼글쪼글한 얼굴이 위아래 다섯대 밖에 안 남은 누런 이빨과 함께 흐믈흐믈 웃는다. 일본인에게 땅을 팔고 남의 땅을 빌려 근근히 살아오던 한 생원은 일 본인들이 쫓겨나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땅을 찾게 되리라는 기대에 부푼다. 일본인이 쫒겨 가면 땅을 다시 찾게 된다고 큰소리를 쳐왔던 터였다. 한일합방 이전에 고을 원에게 강제로 아홈 마지기의 땅을 빼앗기고, 남은 일곱 마지기마저 술과 노름, 그리고 살림하느라 진 빚 대신에일본인에게 팔아 넘길 수밖에 없었던 한 생원에게 땅을 도로 찾게 될 거라는 기대는 큰 기쁨이었다. 일본인들..
2008.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