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뻔한 타이어 펑크 알고 보니......

2009. 3. 9. 00:43세상 사는 이야기

지난 주말 고향에 다녀왔습니다. 혼자 계신 아버지를 뵙고 돌아오는 길에 도로 위에 버려져있는 타이어를 보자 갑자기 지난해 끔찍했던 타이어 펑크 사건이 떠올랐습니다.
한 달에 두세번 정도 서울에 다녀오는 나는 늘 저녁에 올라갔다 새벽에 내려옵니다. 아내가 하는 옷가게 물건을 하러가기 위해서인데 예전에는 대형버스가 다니다 경기불황으로 관광버스 회사가 운행을 포기하면서 어쩔 수 없이 대신 물건을 하러 다니게 된지 3년이 지났습니다. 늘 새벽에 내려올 때면 졸려서 휴게소에서 쉬기도 하고 운전을 하기 어려울 정도로 피곤할 때는 찜질방에서 잠시 눈을 붙이기도 합니다.
지난해 10월경입니다. 남대문에서 새벽 4시에 떠나 홍천을 지나 백두산 휴게소를 지나 달려가고 있을 때 였습니다.쭉 뻗은 도로를 달리고 있는데 갑자기 펑 소리와 함께 핸들이 확 쏠렸습니다. 순간적으로 핸들을 꽉 잡고 브레이크를 밟았습니다. 오른쪽으로 휘청거리며 가드레일 부근에서 차가 멈췄습니다. 잠시 멍한 상태로 있다가 빽 미러를 본 순간 차량 오른쪽 뒤에서 연기가 심하게 나고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급히 차에서 내려 뒤로 가보니 타이어가 펑크나 나면서 심한 냄새와 함깨 하얀 연기에 휩싸여 있었습니다.

          <주말에 도로 위에 나뒹글고 있던 잘라진 타이어....마치 가위로 자른듯 합니다>

순간 LPG 차량이라 위험하다는 생각을 한 나는 급히 아내를 깨워 차량 밖으로 대피 시켰습니다.
그리고는 차량 뒤에 있던 소화기를 꺼내 들었습니다. 그런데 다행스럽게도 소화기를 꺼내들고 뿌리려는데 연기만 날뿐 불이 붙지는 않았습니다.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조심스럽게 펑크난 바퀴를 들여다 본 순간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타이어가 마치 걸레처럼 너덜너덜 해진 채 구겨져 있었습니다. 털썩 주저앉은 오른쪽 뒷바퀴를 바라보다가 먼저 보험사에 전화를 걸어 상황을 설명하고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새벽이고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탓인지 30분이 지나서야 견인차가 달려왔습니다.
아직도 잠이 덜깬 듯한 견인차 기사는 완전히 찢어진 타이어를 보더니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습니다. 타이어가 깨끗한데 어떻게 이렇게 찢어질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다치지 않은 것만으로 정말 다행이라며 스페어 타이어로 교체를 해주었습니다.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차를 몰고 다시 집으로 향하는데 겁이나 천천히 운전을 하게 되더군요....펑크가 날 때 뒷바퀴 였고 80km 정도 달렸기에 망정이지 그 이상 과속을 했다면 큰일날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집에 와서 두세시간 잠을 자고 난 후 선배가 하는 타이어 대리점으로 갔습니다. 그리고는 펑크난 타이어를 보여주었습니다. 옆면이 둥근 도너츠처럼 잘라진 타이어를 보며 이지경에 다치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이라며 타이어를 휠에서 분해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당시에 타이어를 교환하면서 폰카로 찍어두었던 펑크난 타이어입니다.25년 운전을 했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너무나 황당했고 생각할수록 끔찍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타이어를 교환한 것이 3년전 이었는데 선배말로는 타이어 가게를 하면서 승용차 바퀴가 이렇게 헤진 것은 처음 본다며 재생용타이어일 확률이 크다고 했습니다. 오래전에 많은 사람들이 재생용 타이어를 썼지만 지금은 대형차 이외에는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아직도 음성적으로 재활용 타이어를 파는 곳이 있다고 합니다. 문제는 소비자가 육안으로 재생용타이어를 구분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믿을 수 있는 곳에서 정품을 구입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했습니다.


당시 자주 가던 카센타에서 교체한 타이어가 결국 재생타이어였다는 생각에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카센터가 사라져 하소연 할 때도 없었습니다. 당시 타이어 가게를 하는 선배의 말이 아직도 가슴에 남아있습니다. 자주 가는 것도 아닌데 타이어는 정말 좋은 것으로 쓰라는 것이었습니다. 신발보다 더 중요한 것이 가족들이 함께 이용하는 것인데 가격보다 안전을 생각하라며 K사의 타이어를 추천해주었습니다.
요즘은 평소보다 속도도 낮추고 장거리 운전을 할때는 늘 정비업소에서 사전정비를 받고 떠나곤 합니다.
아찔했던 타이어 펑크 사건을 계기로 그동안 나쁜 운전습관을 고치고 차량정비에도 늘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