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는 이야기

동해안 명태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

사통팔달 2026. 9. 16.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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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태

 

잊으라고, 잊어버리라고
매서운 칼바람이 몸을 흔드네
푸른 바다, 해금내 다 털어내고
더 이상 버릴 것 없다고 해도
산호를 그리는 검은 눈
해풍에 벌름거리는 코

자꾸 흐려지는 동해바다

 

가끔은 겨울비에 몸을 씻고
가끔은 폭설에 솜이불 덮고
죽어서 이 무슨 호강이냐고
온몸 핥아대는 동풍(東風) 에

뚝뚝 떨어지는 바다

 

이제 더 이상

비워낼 거 없다고

사그락 사그락

동풍(東風) 에 몸 흔들며

하늘 향해 입 벌리고 있는
푸른 동해 가는 길
용대리 황태

 

2002년인가 쓴 졸시 '황태'다

홍천에서 속초로 이사간 후 수없이 오고간 용대리,

겨울이면 이곳을 지날 때 마다 눈에 띄는 곳이 바로 황태덕장이었다.

 

양쪽 산을 두르고 골바람을 타고 흐르는 바람에 황태를 만들기에 최적의 장소였던 용대리 덕장은 동해안 황태가 급감하면서 하나 둘 사라지고 지금은 러시아산 황태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80년대 초반 까지만 해도 고성과 속초 해안가를 따라서 명태를 널어 말리는 것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그때 한 해 명태 어획량이 16만 5천톤이었었는데 해마다 급갑하면서 1990년대 1000톤대로 떨어졌고 급기야 2008년에는 통계가 0으로 떨어져 국내산 명태 멸종이라는 불안감을 안겼다.

통계에 0으로 잡히긴 했지만 간간히 명태를 잡았다는 어부들의 이야기가 들리기도 했고 어쩌다 명태가 잡히는 해에는 고작 한 해에 1톤 미만의 명태가 잡히다 2010년 이후로는 명태를 잡았다는 소식만으로도 뉴스에 나올 만큼 귀한 몸이되었다.

 

 

급기야 2014년 정부에서는 살아있는 명태 한 마리에 50만원에 매입한다는 현상금까지 내걸었, 고성군에서는 해마다 명태 치어를 방류하는 등 명태 살리기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다. 그러나 수많은 노력에도 명태는 돌아오지 않았다.

2014년 부터 방류한 명태 치어 2024년 까지 10년간 188만 마리였고 그중에 다시 잡힌 명태는 18마리 였다고 한다.

10만 마리당 1마리가 되돌아 온 셈인데 그렇다면 그동안 방류한 치어들은 다 어디로 사라졌을까?

아마도 기온이 차가운 북한이나 러시아로 달아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결국 죽 써서 개준 꼴이 되었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대목이다.

 

                                                                                                                           <출처: 해양수산부>

 

명태가 사라진 원인은 무엇일까?

어민들, 전문가 모두 한결같이 말하는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첫번째 가장 큰 원인은 명태의 어린 새끼 노가리의 남획이다. 1980년대 초반까지 무분별하게 저인망 어선으로 작은 노가리까지 싹 포획하다 보니 점점 명태 어획량이 줄기 시작했다. 겨울이면 포장마차에서 노가리 안주를 먹곤 했었는데 나도 그때 명태 급감에 일조한 셈이 되었다.

두번째는 수온상승이다. 명태는 성질이 찬 어류다. 수온 상승으로 명태들이 모두 러시아쪽으로 이동하면서 동해안 명태 어획량이 급감하기 시작했다.

 

지금도 강원도 고성에서는 해마다 명태축제가 열리고 있고 올해도 10월 2일부터 명태 축제가 시작된다. 하지만 명태 축제이 사용되는 대부분의 명태는 러시아산 명태다. 러시아에서 수입하는 명태 수입량은 해마다 30만톤이 넘는다. 워낙 많은 양의 명태를 수입하다 보니 수입업체간 가격을 높게 입찰하는 등 명태 수입에 문제가 많다는 것이 수입업체들의 이야기다.

해마다 명태축제가 열려도 80년대 맛보던 그 맛난 생태탕을 언감생심 지금은 맛볼 수 없다.

고향을 갈 때 마다 지나게 되는 용대리 황태 덕장...그곳을 지날 때 마다 언제쯤 동해안 명태를 다시 볼 수 있을까?

희망 한 줄 곱씹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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