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양식 독서(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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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를 잡는 아버지/현덕 소설 감상하기
나비를 잡는 아버지 현덕 : 1909년 서울에서 태어났습니다. 193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동화 「고무신」이 입선하고, 1938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소설 「남생이」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집을 나간 소년』, 『포도와 구슬』, 『토끼 삼형제』 등이 있습니다. 황혼의 종로로 방향을 돌려서 버스는 떠난다. 경쾌하게. 건드러진 노랫소리가 푸른 언덕을 넘어온다. 바우는 송아지를 뜯기며 밤나무 그늘에 앉아 그림 그리는 책을 펴 들었다. 송아지가 움직이는 대로 자리를 옮아 앉으며 옆으로 풀을 뜯는 송아지 모양을 그리느라 열심히 들여다보고 연필을 놀리고 하더니 잠시 멈추고 귀를 기울인다. 그리고 “흥!” 하고 빈정거리는 웃음을 한번 웃고는 그 소리가 듣기 싫다는 듯 그 편에 등을 대고..
2008.02.26 -
원숭이 발 /제이콥 단편소설 감상하기
원숭이 발윌리엄 위마르크 제이콥william wymark jacobs / English(영국) / 1863~ 1943비가 내리는 스산한 저녁이었다. 하지만 창문의 블라인드를 내리고 벽난로에 불을 한껏 피워놓은 집안의 작은 거실은 아늑했다. 이글대는 불빛이 체스를 두고 있는 아버지와 아들을 감싸고 있었다.갑자기 게임을 역전시킬 좋은 수가 생각났다고 여긴 아버지가 왕의 위치를 용감하게 옮겨 놓았다. 벽난로 옆에서 뜨개질을 하고 있던 백발의 아내가 그 쓸떼없고 위험한 수를 보고 참견을 하자,“저 바람소리 좀 들어 봐라.”자신의 치명적인 실수를 뒤늦게 깨달은 화이트 씨가 그것을 자식이 눈치채지 못하게 하려고 딴소리를 했다. “듣고 있어요.아버지.”아버지의 의도를 눈치챈 듯 아들 허버트가..
2008.02.26 -
우상의 눈물/전상국 단편소설 감상하기
우상(偶像)의 눈물 전 상 국 학교 강당 뒤편 으슥한 곳에끌려가 머리에털나고처음인그런무서운 린치를 당했다. 끽소리 한 번 못한 채 고스란히 당해야만 했다. 설사 소리를 내질렀다고 하더라도 누구 한 사람 쫓아와 그 공포로부터 나를 건져 올리지 못했을 것이다. 토요일 늦은 오후였고 도서실에서 강당까지 끌려가는 동안 나는 교정에 단 한 사람도 얼씬거리는 걸 보지 못했다. 더우기 강당은 본관에서 운동장을 가로질러 아주 까마이득 멀리 떨어져 있었다. 재수파(再修派)들은 모두 일곱 명이었다. 그들은 무언극을 하듯 말을 아꼈다. 그러나 민첩하고 분명하게 움직였다. 기표가 웃옷을 벗어 던진 다음 바른손에 거머쥐고 있던 사이다 병을 담벽에 깼다. 깨어져 나간 사이다 병의 날카로운 유리조각이 그의 걷어올린 팔뚝에 사악사악..
2008.02.26 -
안데르센은 누구일까
덴마크의 동화작가 1805. 4. 2 덴마크 코펜하겐 근처 오덴세출생 ~1875. 8. 4 코펜하겐.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동화를 썼으며, 희곡·소설·시·여행기뿐만 아니라 몇 권의 자서전도 남겼다. 이들 여러 작품들은 덴마크 국외에서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동화만은 세계 문학사에서 가장 많이 번역되는 작품에 속한다. 빈민가에서 태어난 안데르센은 당시의 엄격한 계급 구조를 타파하고자 힘겹게 투쟁했다. 처음으로 중요한 도움을 준 사람은 코펜하겐 왕립극장의 단장인 요나스 콜린이었는데, 젊은시절 안데르센은 그곳에서 배우로 명성을 얻으려 했으나 결국 허사로 돌아갔다. 콜린은 안데르센에게 등록금을 마련해주었다. 교장이 마음에 들지 않아 학교생활은 그에게 불행한 경험이 되었지만 1828년 코펜하겐대학교에 갈 수 있..
2008.02.25 -
이솝우화란 무엇일까?
이솝우화 혹은 아이소피카는 고대 그리스에 살았던 노예이자 이야기꾼이었던 이솝이 지은 우화 모음집을 말한다. 이솝우화는 의인화된 동물들이 등장하는 단편 우화 모음집을 가리키는 총괄적 용어이기도 하다. 이솝우화는 친숙한 동물이 나오고 교훈이 들어 있다는 점에서 오늘날 전세계적으로 어린이 덕성교육을 위한 인기 교재로 그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1484년 윌리엄 캑스턴이 영역판을 최초로 냈고, 1692년 로저 레스토랑지 卿이 그 시대의 영어에 맞도록 고쳤다. 1668년 프랑스에서는 시인이었던 장 드 라 퐁텐는 이솝우화에서 영감을 받아 우화 시집을 냈다. 현대영어로 된 영역본은 조지 플라이어 타운센드(1814-1900) 목사판이 잘 알려져 있다. 1998년에 올리비아 템플과 로버트 템플이 펴 낸 《The Comp..
2008.02.25 -
어린왕자/생떽쥐베리 2008.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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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창섭의 '혈서' 줄거리 읽기
규홍은 충남 고향에서 면장을 하는 부유한 집안의 장남으로 법대를 나와서 판검사가 된다는 조건으로 서울에 유학을 온다. 그는 부친의 친구 집에서 하숙을 한다. 그에게 집에서 매달 하숙비를 보내 오는데 그는 부친의 뜻과 달리 국문과에 적을 두고 문학 공부에 몰두한다. 전쟁 후에 돌아온 규홍은 창애가 돌부처처럼 머물고 있음을 발견한다. 그녀는 간질병이 있는 처녀이다. 그녀의 아비인 박노인은 지방으로 먹과 붓을 팔러 다니다 한달 혹은 두 달에 한번씩 창애를 보러 온다. 이 집에 달수와 준석이 함께 기거하고 있다. 달수는 취직을 하기 위해 하루 종일 거리를 헤매다가 돌아오는 길이다. 그는 무거운 마음으로 절망감을 느끼면서 자신이 영원히 불행할 것 같은 생각에 사로잡힌다. 불이라고는 지펴 본 적이 없는 방안에는 준..
2008.02.22 -
황순원의 '학' 줄거리 읽기
성삼과 덕재는 죽마고우다. 그들은 같이 꼴도 베러 다니고 어른들 몰래 담배도 나누어 피운다. 성삼은 덕재와 밤을 훔치러 갔다가 나무에 올라갈 차례에 주인인 혹부리 할아버지의 고함소리에 도망을 친 적도 있다. 이때 덕재는 불쑥 자기의 밤을 한줌 꺼내 준다. 그들은 열 두어 살쯤 났을 때 어른들 몰래 올가미를 놓아 학 한 마리를 잡은 일이 있다. 매일같이 그들은 학의 목을 쓰러 안고 등에 올라탄다. 이때 서울에서 학사냥꾼이 온다는 말을 들은 그들은 자기네의 학이 죽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고 학을 날려보낸다. 시달림을 받은 학은 날지를 못 한다. 다음 순간 옆 풀숲에서 단정학 한 마리가 날개를 펴자 자기네 학도2 공중으로 날아올라 멀리 날아가 버린다. 성삼은 해방 전전 해에 자신이 삼팔 이남 천태 부근으로 이사..
2008.02.22 -
태형(김동인) 줄거리 읽기
우리는 독립이나 민족 자결 그리고 자유를 부르짖다가 수감된다. 그러나 우리는 그것을 느낄 만한 여유를 갖지 못하고 그날 그날을 살아간다. 깊은 잠에 취해 있던 나는 기상 소리에 화다닥 놀래어 깨어난다. 그러나 도저히 잠을 이겨내지 못하여 다시 잠에 빠져들며 마침내 우리 방문을 여는 소리가 덜컥하고 들려 올 때에야 벌떡 일어나서 점호를 받는다. 대답을 늦게 한 칠백 칠십 사호 영감은 간수 부장의 채찍을 맞고 눈물을 흘린다. 갑자기 방안의 분위기가 살벌해진다. 다섯 평이 못되는 방에 처음에는 스무 사람이 있다가 차츰 차츰 불어나서 현재는 마흔 한 사람이 있으며 뜨거운 태양이 내리 쪼이면 사람들은 기진맥진한다. 그들이 바라는 것은 오직 냉수 한 그릇뿐이다. 우리는 하룻밤을 삼분하여 교대로 잠을 잔다. 서서 있..
2008.02.22 -
태평천하(채만식) 줄거리 읽기
윤용규는 별명이 말대가리이고 판무식군에 반생을 노름판을 기웃거리면서 개평이나 뜯고 지낸다. 어느 해 출처가 모호한 돈 이 백 냥이 생기자 그날로부터 윤용규는 노름방의 출입을 뚝 끊고 살림군이 되어 재산을 증식해 나간다. 윤두껍이로 불리는 그의 아들 두섭은 취리에 밝아 약관의 나이에 살림을 잘하여 재산을 불려 나간다. 그는 계유년 삼월 보름 화적떼가 들이닥치자 바지도 입지 않은 채로 산허리로 몸을 피한다. 그러나 도망치지 못한 윤용규는 두목에게 붙잡힌다. 두목은 관가에 잡혀 있는 부하를 위해 그에게 뇌물을 써 달라고 부탁한다. 그는 이에 응하지 않고 육박전을 벌이다 비참하게 죽는다. 화적떼가 떠난 뒤에 집에 돌아온 윤두섭은 참혹하게 죽어 있는 부친의 시체를 부둥켜안고 땅을 친다. 화적떼의 습격을 두려워 한..
2008.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