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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양식 독서 304

고교생이 읽어야할 소설 나도향의 물레방아

물레방아 / 나도향 덜컹덜컹 홈통에 들었다가 다시 쏟아져 흐르는 물이 육중한 물레방아를 번쩍 쳐들었다가 쿵 하고 확 속으로 내던질 제 머슴들의 콧소리는 허연 겻가루가 켜켜 앉은 방앗간 속에서 청승스럽게 들려 나온다. 솰솰솰 구슬이 되었다가 은가루가 되고 댓줄기같이 뻗치었다가 다시 쾅쾅 쏟아져 청룡이 되고 백룡이 되어 용솟음쳐 흐르는 물이 저쪽 산모퉁이를 십리나 두고 돌고, 다시 이쪽 들 복판을 오리쯤 꿰뚫은 두에 이 방원(芳源)이가 사는 동네 앞 기슭을 스쳐 지나가는데 그 위에 물레방아 하나가 놓여 있다. 물레방아에서 들여다보면 동북간으로 큼직한 마을이 있으니 이 마을에 가장 부자요, 가장 세력이 있는 사람으로 이름은 신치규(申治圭)라고 부른다. 이 방원이라는 사람은 그 집의 막실(幕室)살이를 하여가며 ..

감자/김동인 =고교생이 읽어야할 소설

줄거리 몰락한 선비의 후예요, 비교적 엄한 가율의 농가의 딸로 자라난 복녀(福女)는 막연하나마 도덕이라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극도의 가난에 처한 그녀는 15세의 어린 나이게 같은 동네에 사는 20년 연사의 홀아비에게 80원에 팔려서 시집을 가게 된다. 그러나 남편의 무능과 게으름으로 더욱더 가난하게 되어 떠돌아다니던 그들은, 결국 죄악의 소굴인 평양 칠성문 밖 빈민굴의 주인이 된다. 거기서 복녀는 배고픔에 쫓겨 거지 행각을 하다가 무안만 당하고 돌아온다. 마침 기자묘 솔밭에 송충이가 들끓자 빈민 구제 사업이 벌어지고, 칠성문 밖 빈민굴 주민들이 송충이잡이 인부로 동원되었다. 그런데 복녀는 젊은 여인들 몇이 놀면서도 자기보다 더 많은 삯을 받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하였다. 어느 날 복..

고교생이 읽어야할 소설 김동인의 붉은 산

줄거리 의사인 ‘여(余)’가 만주를 돌아다니다가 들른 ××촌에서 겪은 일이다. 조선 사람 소작인들만 사는, 비교적 평화스런 동네인 그 마을에 ‘삵’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정익호가 들어온다. 출신도 고향도 알 수 없는 그는 생김새나 행동 모두가 지극히 불량하고 난폭해 마을 사람들은 모두 그를 미워한다. 너무나 난잡한 패륜아여서 마을 사람들은 그를 내쫓고자 하나 아무도 선뜻 나서지 못하고 그저 암종 취급을 할 뿐이다. 그러던 중에 만주인 지주에게 소출을 바치러 갔던 송 첨지가 소출이 적다는 이유로 맞아 죽어서 나귀에 실려 온다. 마을 사람들은 분개하지만 어찌할 수가 없다. 이튿날, 사람들이 ‘여(余)’를 깨우기에 동구밖으로 나가보니 ‘삵’이 피투성이가 되어 있는데, 그가 혼자 만주인 지주에게 가서 항변하다가..

(소설감상) 광염소나타 /김동인

광염 소나타 김동인 독자는 이제 내가 쓰려는 이야기를, 유럽의 어떤 곳에 생긴 일이라고 생각하여도 좋다. 혹은 사오십 년 뒤에 조선을 무대로 생겨날 이야기라고 생각하여도 좋다. 다만, 이 지구상의 어떠한 곳에 이러한 일이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있는지도 모르겠다. 혹은 있을지도 모르겠다. 가능성(可能性) 뿐은 있다― 이만치 알아두면 그만이다. 그런지라. 내가 여기 쓰려는 이야기의 주인공 되는 백성수(白性洙)를, 혹은 알벨트라 생각하여도 좋을 것이요, 찜이라 생각하여도 좋을 것이요, 또는 호모(胡某)나 기무라모(木村某)로 생각하여도 괜찮다. 다만 사람이라 하는 동물을 주인공 삼아 가지고, 사람의 세상에서 생겨난 일인 줄만 알면…… 이러한 전제로서, 자 그러면 내 이야기를 시작하자. "기회(찬스)라 하는 것이..

(소설감상) 날 개 /이상

날개 이상 '박제가 되어 버린 천재'를 아시오? 나는 유쾌하오. 이런 때 연애까지가 유쾌하오. 육신이 흐느적흐느적하도록 피로했을 때만 정신이 은화처럼 맑소. 니코틴이 내 횟배 앓는 뱃속으로 스미면 머릿속에 으레 백지가 준비되는 법이오. 그 위에다 나는 위트와 파라독스를 바둑 포석처럼 늘어 놓소. 가증할 상식의 병이오. 나는 또 여인과 생활을 설계하오. 연애기법에마저 서먹서먹해진 지성의 극치를 흘깃 좀 들여다본 일이 있는, 말하자면 일종의 정신분일자말이오. 이런 여인의 반----그것은 온갖 것의 반이오.---만 을 영수하는 생활을 설계한다는 말이오. 그런 생활 속에 한 발만 들여놓고 흡사 두 개의 태양처럼 마주 쳐다보면서 낄낄거리는 것이오. 나는 아마 어지간히 인생의 제행이 싱거워서 견딜 수가 없게 끔 되..

(소설감상) 빈집 /신경숙

빈집 신경숙 스페인은 언제 가시우? 밤이 되면서부터 내리기 시작한 눈을 흠뻑 맞아 눈사람이 되어 스튜디오 경비실을 막 지나려는 그를 보며, 아니 그의 어깨에 걸린 기타를 보며, 늙은 경비원이 습관처럼 물었다. 봄이 오면.... 자신이 생각해도 어처구니가 없어 대답을 줄여 버리려는 참인데 스튜디오 뜰의 거위 우리의 꽉꽉 소리가 그의 소리를 잘라먹었다. 웬 뜰의 거위를? 그가 늙은 경비원이 거위를 기르고 있었던 걸 모르고 꽉꽉 거리는 소리에 짜증을 내며 물었을 때 경비원은 앉아 있던 자리에서 엄한 표정을 지으며 벌떡 일어났었다. 집 지키는 덴 거위가 최고요. 나는 이때껏 거위만큼 집 잘 지키는 사나운 놈은 못 봤소. 나 어려서두 산골짝에 있는 내 집도 거위 두 마리만 있으면 하나도 안 무서웠으니까. 그러니 ..

(소설감상)삼포가는 길 /황석영

삼포 가는 길 황석영 (1) 영달은 어디로 갈 것인가 궁리해 보면서 잠깐 서 있었다. 새벽의 겨울 바람이 매섭게 불어왔다. 밝아 오는 아침 햇볕 아래 헐벗은 들판이 드러났고, 곳곳에 얼어붙은 시냇물이나 웅덩이가 반사되어 빛을 냈다. 바람 소리가 먼데서부터 몰아쳐서 그가 섰는 창공을 베면서 지나갔다. 가지만 남은 나무들이 수십여 그루씩 들판가에서 바람에 흔들렸다. 그가 넉달 전에 이곳을 찾았을 때에는 한참 추수기에 이르러 있었고 이미 공사는 막판이었다. 곧 겨울이 오게 되면 공사가 새 봄으로 연기될 테고 오래 머물 수 없으리라는 것을 그는 진작부터 예상했던 터였다. 아니나다를까. 현장 사무소가 사흘 전에 문을 닫았고, 영달이는 밥집에서 달아날 기회만 노리고 있었던 것이다. 누군가 밭고랑을 지나 걸어오고 있..

(소설감상) 선학동 나그네 / 이청준

선학동 나그네 이 청 준 남도 땅 장흥(長興)에서도 버스는 다시 비좁은 해안 도로를 한 시간 남짓 내리달린 끝에, 늦가을 해가 설핏해진 저녁 무렵이 다 되어서야 종점지인 회진(會鎭)으로 들어섰다. 차가 정류소에 멎어 서자, 막판까지 넓은 차칸을 지키고 앉아 있던 칠팔 명 손님이 서둘러 자리를 일어섰다. 젊은 운전 기사 녀석은 그새 운전석 옆 비상구로 차를 빠져 나가 머리와 옷자락에 뒤집어쓴 흙먼지를 길가에서 훌훌 털어 내고 있었다. 사내는 맨 마지막으로 차를 내려섰다. 차를 내린 다른 손님들은 방금 완도 연락을 대기하고 있는 여객선의 뱃고동 소리에 발걸음들이 갑자기 바빠지고 있었다. 사내는 발길을 서두르지 않았다. 그는 배를 탈 일이 없었다. 발길을 서두르는 대신 그는 이제 전혀 할 일이 없는 사람처럼 ..

<소설감상>가난한 사람들 /도스토예프스키

가난한 사람들 / 도스토예프스키 4월 8일 더없이 소중한 나의 바르바라! 오늘 아침은 어쩌면 이렇게 멋있을까요? 창문을 열자 태양은 환히 빛나고, 새들 은 지저귀고, 그야말로 모든 것이 싱싱하게 살아나고 있습니다. 저는 창 밖을 바라보며 당신의 모습을 떠올려봅니다. 바르바라, 기억나나요? 내가 당신에게 키스하던 때가? 그 때의 감정이 되살아나 지금 나는 아주 행복하답니다. 바르바라, 나는 이 방이 아주 마음에 듭니다. 참, 당신은 이 집의 구조가 어떻게 되어 있는지 모르겠군요? 우선 어두컴컴하고 불결한 긴 복도를 상상해 주십시오. 오른쪽은 창문 하나 없는 벽이고, 왼쪽에는 여관집처럼 셋방이 한 줄로 죽 늘어 서 있답니다. 난 부엌 한쪽에 칸막이를 하여 살고 있습니다. 혹 당신이 이상하게 생각할지도 모르지..

<수필감상> 엄마/피천득

엄마 / 피천득 마당으로 뛰어내려와 안고 들어갈 텐데 웬일인지 엄마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또 숨었구나!` 방문을 열어봐도 엄마가 없었다. `옳지 그럼 다락에 있지` 발판을 갖다 놓고 다락문을 열었으나 엄마는 거기도 없었다. 건넛방까지 가 봐도 없었을 때에는 앞이 아니 보였다. 울음 섞인 목소리는 몇번이나 엄마를 불렀다. 그러나 마루에서 재각대는 시계 소리밖에는 아무 대답도 들리지 않았다. 나는 두 손으로 턱을 괴고 주춧돌 위에 앉아서 정말 엄마 없는 아이같이 울었다. 그러다가 신발을 벗어서 안고 벽장 속으로 들어갔다. 나는 그날 유치원에서 몰래 빠져 나왔었다. 순이한테 끌려 다니다가 처음으로 혼자 큰 한길을 걷는 것이 어떻게나 기뻤는지 몰랐었다. 금시에 어른이 된 것 같았다. 잡화상 유리창도 들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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