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종양에 두통약 처방받은 사병 억장이 무너집니다.

2013. 2. 7. 12:49세상 사는 이야기

뇌종양에 두통약 처방 너무해....

어제 저녁 아내와 늦은 저녁식사를 하며 sbs 뉴스를 보다 억장이 무너지는 소식을 전해들었습니다.

뉴스에 골자는 혹한기 훈련중 심한 두통 때문에 군의관과 지휘관에게 수차례 고통을 호소했으나 두통약만 처방받다  휴가 나와 민간 병원에서 뇌종양을 진단을 받고 수술을 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 뉴스를 접하는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았습니다.
지금 둘째 아들이 1월달에 군에 입대해 한파 속에서 신병 교육을 받고 있는 터라 더 큰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예년보다 눈도 많이 내리고 한파가 더욱 기승을 부려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신병들의 훈련소감문을 읽을 때 마다 너무나 안타까웠는데 이런 소식까지 접하니 더 걱정이 앞서더군요.

안타까운 사건의 전말

사건의 전말을 이렇더군요.
혹한기 훈련을 마친 1월 11일 갑자기 심한 두통에 시달리던 신모 상병이 의무대를 찾았는데 두통약을 건네 주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틀 뒤 증상이 더 심해 지휘관을 찾아갔더니 중대장이 몸을 툭툭 쳐 보더니 손발 차니까 체했다고 손을 따주며 뭐 잘 못 처먹었느냐고, 뭐 주워 먹었느냐고…대수롭지 않게 넘겼다고 합니다.
참다못해 다시 의무대를 찾았지만 역시 두통약만 주었다고 합니다.


더 경악스러웠던 것은 이틀 뒤, 민간 병원을 찾아갔을 때 추가 검사가 필요하단 진단이 나왔데도 부대 측은 신상병을 다른 부대로 파견해 경계 근무를 세웠고 그 후 뒤늦게 국군병원에 갔지만 척수액 검사만 한 뒤 부대로 돌려보내며 별로 응급하지 않다며 두통약만 줬다고 합니다.

결국 휴가를 나와 병원에서 제대로 진단을 받은 후 뇌종양 판정을 받고 수술을 받았다고 합니다.

"머리를 잘라버리고 싶었어요 . 관물대에 계속 부딪혔어요. 너무 두통이 심해서"...
병상에 누워서 이 말을 뱉는 신상병의 모습을 보며 아내가 눈물을 왈칵 쏟더군요.
작은 아들이 입대 전 장이 안좋아 늘 약을 달고 살았는데 아플 때 제대로 처방은 받을 수 있을지 걱정되더군요.
이제껏 군대 내의 의료체계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전혀 알 수 없었는데 부실한 군 의료체계가 드러난 것 같아 마음이 무겁습니다.

군대 내 의료체계 개선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이러니 빽있고 능력있는 사람들은 모두 부당하게 군 면제 받고 힘 없는 약자들만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것 같아..."
자조섞인 아내의 말에 공감이 가더군요.
이번 일을 반면교사로 삼아 제발 군대 내 의료체계가 개선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