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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없이 손님으로 온 도우미

한 달 전 친구의 농장에 초대
받은 적이 있었다.

자신 소유의 산에 장뇌삼을 심고 남는 공간에는 더덕과 황기를 심었는데 그동안 키운 오골계를 잡을테니 그날은 꼭 시간을 비워 두라고 했다..
초대를 받은 날이 마침 일요일이라 아침을 먹고 여유있게 약속한 곳으로 향했다.
비포장 도로를 따라 차량으로 10여분 올라가니 몇 대의 차량들이 보였다.
차를 세우고 친구의 농장으로 들어서니 벌써 요리를 준비를 하느라 분주한데 여자 둘이 눈에 띘다.
남자만 초대했다더니 어떻게 된일이냐 친구에게 물으니 예전 술 파는 노래방을 운영할 때 함께 일하던 도우미인데 형님이 초대한 것이라고 했다.
물론 이날은 도우미가 아닌 엄연한 손님으로 초대한 것이라고 했다.


도우미 그녀들의 속내를 엿보다

한 시간 후 요리를 다 된 후에 오골계 백숙에 술잔이 돌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공기 맑은 곳에서 좋은 안주와 함께 마시는 술맛이 정말 좋았다.
술과 함께 다양한 주제의 대화가 오갔는데 그중 단연 화제는 도우미 생활에 대한 궁금증이었다.
나이가 30대 후반의 여자는 6년차고 40대 중반인 여자는 9년차라고 하는데 남자들의 다소 짖꿋은 질문에도 아무렇지 않은 듯 태연하게 자신의 생각을 털어 놓았다.

가족이 있나?

있다. 그렇지만 함께 살지 않는다. 둘 다 이혼했고 아이들은 친정 엄마가 키워주고 있어 다달이 돈을 송금시켜주고 있다.
아이는 아직 엄마가 도우미 생활을 하는 줄 모르지만 어머니는 2년전 눈치를 채신 것 같다.

집에는 자주 가나?

한 달에 한 번 가기 바쁘다. 엄마와 자식에게는 전화 통화만 한다.
안가면 보고 싶지만 막상 가도 마음이 편하지 않다.
가족이 함께 살아야 하는데 나 때문에 늘 떨어져 사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보도방을 통해서 일을 하나?


아니다, 예전에는 보도에 속했는데 지금은 프리로 뛰고 있다. 보도를 통하면 일도 더 많이 하고 돈도 좀 더 벌 수 있지만 나이가 들어 이젠 육체적으로 견딜 수가 없다. 그래서 수입은 적어도 혼자서 일을 하고 있다
도우미 생활을 오래한 사람들 대부분 개인 도우미로 일하는 사람들이 많고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일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뭐니뭐니 해도 손님들에게 멸시당할 때다.
또 강제로 술을 마셔야 하고 원하지 않는 스킨십을 당할 때 그리고 마치 종을 부리듯 거칠게 다루는 손님을 만나는 날은 정말 죽을 맛이다. 
오래한 사람들은 적당히 피해가는 요령이 있지만 초보들은 적응을 못해 눈물 흘리는 경우가 많다.

노래방 도우미는 불법아닌가?

대부분 불법이다.유흥주점에 등록해 보건증을 받고 하는 경우도 종종 있지만 대부분 그냥 한다.
손님이 있다면 유흥주점, 노래방. 노래연습장 가리지 않고 가지만 마음 속에는 늘 단속에 걸릴까 두렵다. 

2차 3차도 나간 적 있나?

많다..... 처음 시작했을 때는 2차 나가는 것이 두려웠는데 한 두번 나가다 보니 금새 익숙해졌다.
오랫동안 도우미 생활을 하면서도 절대 2차를 나가지 않는 친구도 있었지만 극히 일부고 대부분 돈 욕심에 2차 3차를 나가곤 한다.
 

그만 두고 싶은 적은?

날마다 그만두고 싶다.
아마 대부분의 도우미들이 나와 같은 생각을 하지만 말뿐 행동으로 옮기지 못한다.
도우미 생활을 접고 다른 일을 찾아나선 친구들도 있지만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다시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
일당이 아닌 시급 2만5천과 팁의 유혹에 길들여졌기 때문이다.

다시 결혼할 생각은?

없다. 한 때는 좋은 사람 만나면 다시 가정을 꾸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만 지금은 자신이 없다.
현재 내 처지를 모두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이라면 모를까, 하지만  내 과거를 속이면서 가정을 꾸리고 싶은 생각은 없다. 하지만 늘 꿈은 꾼다. 그래야 살아가는 힘이 될 것 같아서.....


공기 좋은 곳에서 마음 편해졌기 때문일까?
솔직 담백하게 뱉는 말 한 마디에 그녀들의 짐심이 묻어나는 것 같았다.
"가끔은 이렇게 마음의 짐을 덜어 놓을 수 있는 시간과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동안 자신을 돌아볼 시간이 너무나 없었거든요.."
집으로 향하는 길에 그녀들이 드러낸 속내만큼이나 붉은 노을이 어느새 산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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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무릉도원 무릉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