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랑어를 참치라 부르는 이유

2010. 9. 6. 17:17요리조리 맛 구경

지난 주말 오후에 시장을 보려고 대형마트에 들렀다.
추석을 얼마 앞둔 탓인지 물가가 겁나게 올랐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예전처럼 대책없이 쇼핑을 하다가는 지갑이 남아나지 않을 것 같아 살 물건을 꼼꼼히 체크했다.
시장을 볼 때 가장 먼저 사는 물건은 바로 고3 수험생 아들을 위한 반찬과 영양식인데 아들이 좋아하는 떡갈비와 오리구이를 사고 콩나물과 두부 그리고 표고버섯을 샀다.
시장비를 초과하지 않으려면 적힌 것만 사고 바로 나와야 된다는 아내의 말이 떠올라 고등어 한 손을 카트에 넣고 마지막으로 참치를 사려고 코너를 돌아섰다.

참치 코너에 오면 늘 망설이게 된다.
어떤 제품을 선택해야 할지 또 어느 회사 제품을 골라야 할지 머뭇거리게 된다.
사실 나와 아내는 참치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회를 좋아하지 않는 아내는 참치회는 물론이요 참치캔으로 요리한 것도 잘 먹지 않는다.
하지만 군대에 간 아들과 고3 수험생인 둘째 아들은 참치가 아니면 밥을 못먹을 정도다.
회사에 따라 참치 맛이 약간씩 다르고 느끼함도 다르다는 아들....
참치 캔을 따고 나면 기름은 쪽 따르고 난 후 김치나 김에 싸서 먹거나 라면을 끓일 때도 참치를 넣어서 먹곤 한다.


그런데 참치 코너에 가보면 다랑어 또는 황다랑어도 눈에 띄곤 한다.
그동안 참치가 아닌 다른 고기로 만든 것이라는 생각에 다랑어나 황다랑어 참다랑어캔에 선뜻 손이 가지 않았다.
방송이나 뉴스에서 참치잡이 어선이나 참치 이야기를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은 터러 참치와 다랑어가 별개의 고기인줄 알고 있었는데 이번에 이곳 저곳 찾아보고 난 후에야 참치에 대해 명확하게 알 수 있었다.


다랑어가 참치로 불리게 된 이유

참치의 본래 공식명칭은 다랑어라고 한다.
다랑어가 참치로 불리게 된 유래에 대해서 동원산업 홈페이지에는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참치의 공식 명칭은 다랑어이며, 영미권에서는 튜나(tuna), 일본에서는 마구로로 불린다.

교통이 발달하지 못했을 때는 굽거나 끓여 먹던 참치를 일본 에도시대 중기쯤부터 횟집에서 생선을 간장에 주물러 즈케(절임)로 내놓은 것이 인기를 얻으면서 회로 먹는 게 인기를 끌었다.

1957년 참치가 국내에 처음 소개됐을 때에는 ‘진(眞)치’로 불렸다. 갈치, 삼치처럼 맛있는 생선의 이름 끝에 붙는 ‘치’에 ‘좋은’ ‘진짜’라는 의미의 ‘진’을 붙인 것이다. 이후 어감상의 이유로 한자어 ‘진’을 한글 ‘참’으로 바꿨다.

참치캔은 일본이 아닌 노르웨이에서 처음 만들어졌다. 일찌감치 수산가공업이 발달한 노르웨이는 참치를 훈증해 유리병에 담아 판매하던 것을 유통기한과 배송 편의를 위해 1970년대 캔으로 만들었다. 우리나라에서는 1982년 동원산업(현 동원F&B)이 ‘동원 참치 살코기 캔’이란 브랜드로 국내에 첫 선을 보였다.

2006년 기준으로 세계 참치 캔 소비는 78억4000만 캔으로 추산된다. 미국과 유럽이 소비량의 64%를 차지한다. 참치회를 가장 많이 먹는 나라는 단연 일본이다. 전체 횟감용 참치 소비에서 일본이 87%를 차지했다. 2위는 미국(7%), 3위는 한국(3%)이다.
                                                                                                        < 출처:http://www.dwml.co.kr/>

결국 참치라는 말은 본디 다랑어였는데 진짜 맛있는 생선이라는 진치로 불리다 어감상 '참치'로 바뀌게 된 것이라고 한다.
다랑어의 종류도 많아 약 23종류인데  이 중 국내에서 주로 먹는 다랑어는 10여 가지라고 한다.

국내에서 주로 사용되는 다랑어들

                                                                                                                        < 출처:http://www.dwml.co.kr/>

참치는 머리에서 꼬리까지 모두 먹을 수 있지만 그중 가장 고급으로 치는 곳은 오도로’라 불리는 앞쪽 뱃살과 아카미라 불리는 중간 등살인데 그중 앞쪽 뱃살은 참치 한 마리에서 5%밖에 나오지 않아 가격이 등살 보다 2~3배 비싸고 고소한 맛이 뛰어나 참치회 중 최고로 친다고 한다.

그동안 참치를 좋아하는 아들 마저도 참치와 다랑어가 다른 생선이라고 생각했었고 나 역시도 그렇게 생각해왔다.
그도 그럴 것이 다랑어라는 고기를 본적도 없을 뿐만아니라 횟집에 가서도 온전한 참치를 보지 못했으니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참고로 다랑어중에서 캔으로 사용되는 것은 가다랑어와 황다랑어이고 참다랑어는 비싸고 맛이 좋고 DHA· EPA가 풍부하고 칼로리와 지방이 낮아 바다의 닭고기라고 불리는데 주로 회와 덮밥용으로 사용된다고 한다.